기업은행·FCP 연대 가능성…국민연금 입장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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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오는 28일 대전 대덕구 소재 회사 인재개발원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이사 2명 선임의 건' 등 총 5건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번 정기주총의 관전 포인트는 KT&G 이사회가 추천한 '대표이사 사장 방경만 선임의 건'의 승인 여부다. 방경만 후보가 대표로 선임되지 않을 경우 KT&G의 입장에선 '수장 공백'이라는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KT&G 측 입장에선 '대표이사 사장 방경만 선임의 건'과 '사외이사 임민규 선임의 건' 등이 모두 통과되는 모습을 선호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주들에게 이사회 후보를 지지해 줄 것으로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KT&G 이사회는 "사장 후보 선정 절차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관련 이사회 위원회는 사내이사를 배제하고 사외이사로만 운영됐다. 방경만 선임의 건에 찬성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중장기 사업 전략과 연계성 강화 및 글로벌 스탠다드 반영을 위해 외부전문기관을 통해 이사회 역량지표(BSM)를 고도화했다"며 "회사 경영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춘 임민규 후보에 찬성하고, 기업은행이 제안한 손동환 후보에 대해선 반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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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외부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KT&G 2대 주주인 기업은행(7.11%)과 해당 은행을 지지하는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손동환 후보에 몰표를 줘도, 해외주주 등 다른 주주들도 방경만 후보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이번 정기주총에서 (투표를 받지 못해) 대표 선임이 불발돼도 임시주총 등을 열고 '대표이사 사장 방경만 선임의 건'을 재추진 할 수도 있다. 시기는 정기주총 이후 진행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FCP가 청구하고 KT&G 이사회가 받아들여 진행할 예정인 통합집중투표가 변수다. KT&G 3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6.36%)이 기업은행과 입장을 같이할 수도 있지만, 해외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행동주의펀드와 무관하게 KT&G의 장기적인 경영성과를 위해 (사외이사 손동환 선임의 건에 대해) 주주제안을 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통합집중투표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후보자 중 한 사람에게 몰아서 투표할 수 있는 방식이다.
KT&G 이사회가 추천한 임민규 후보가 자진 사퇴하는 경우의 수도 있다. 단순하게 보면 사외이사에선 손동환 후보만 남게 돼 방경만 후보와 함께 모두 선임될 수 있다. 애초 회사는 후보자 3명 중 2명을 선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론적으로는 KT&G가 이번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를 3명 선임할 수 있지만, 업계에선 '이사 2명 선임'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방경만 후보가 대표로 무혈 입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KT&G 입장에선 부담이 있지만 앞서 이상현 FCP 대표가 기업은행이 추천한 후보를 지지하며 자진 사퇴한 선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