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외 모바일·전방 영역 확대 탄력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총 1조2924억원의 유상증자 규모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는 주식을 추가로 찍어 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비전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살 수 있는 권한을 주기로 했다.
회사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신주 1억4218만4300주를 발행한다. 1주당 모집 가액은 9090원으로 확정됐다. 오는 6일 우리사주조합 청약을, 6~7일 구주주 청약을 진행한다.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11~12일 일반공모 청약을 거쳐 26일 신주를 상장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가장 큰 비중인 4829억원을 OLED 사업 운영자금에 배정키로 했다. 회사는 전체 사업구조를 LCD에서 OLED로 재편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의 경우 LCD 대비 사용되는 원재료와 부품의 가격이 구조적으로 높게 형성된다"며 "OLED로의 사업 구조 전환에 따라 통상적인 운영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주력 사업인 TV 등 대형 OLED 외에 모바일·전장 OLED 등으로도 발을 뻗으며 체질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는 IT(정보기술) 기기에 들어갈 중소형 OLED 패널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 상태다. 최근 IT용 패널 제조사들의 큰손인 애플이 자사 태블릿 PC '아이패드'에 OLED 패널을 채택하기로 하면서다.
이번 조달 자금 중 일부도 아이패드 향 OLED 생산성 증대에 쓰일 전망이다. 핵심 고객사인 애플의 IT용 OLED 패널 공급 확대 요구에 발맞춰 생산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 11·12.9형 OLED 패널을 450만 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물량의 60% 수준으로, 삼성디스플레이보다 많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 신제품에 따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원재료 매입 등에 운영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유상증자가 OLED 신사업 투자 전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이유는 회사의 우선 과제가 수익성 개선이기 때문이다. 앞서 오랜 적자 행보를 이어오던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익 1317억원의 성과를 올리며 7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1분기 다시 6877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집계했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할 OLED는 패널당 300달러(약 40만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IT용 OLED 시장은 모바일·TV 시장 대비 수율을 맞추기가 까다로워 공급가액 자체가 타 패널 대비 높게 책정된다는 설명이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IT OLED 출시로 인한 연간 매출만 약 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올해 OLED 매출 비중은 6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본격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LCD 팹은 일부 가동을 중단하거나 매각 논의 중으로, 향후 OLED로의 전환 속도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