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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순 본지 회장 신년사 “고품격 국가로의 전진…사회적 공기(公器) 역할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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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1. 01. 17:39

경제엔진 심장박동 끌어올려야
가짜뉴스 단죄…공정선거 실현
우종순 아시아투데이 회장 

용(龍)의 기운이 가득한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매년 이맘때면 다가올 미래에 대한 희망과 설렘으로 부풀어 오르지만, 막상 지구촌에서 전해지는 뉴스는 오히려 달갑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수년간 살펴봐도 따뜻한 미담(美談)보다는 전쟁 및 각종 사고, 기후재앙, 경기침체, 코로나19 등 인류의 앞길을 가로막는 우울한 내용이 많았다. 부디 올해는 긍정적인 온기가 널리 퍼져 모두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출발선이 되길 소망해 본다. 


주지하다시피 대한민국은 이제 어엿한 선진국이다. 지난 60년간 단기간에 급성장한 탓에 국민 각자가 잘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글로벌 경제력이나 국방력, K컬처를 위시한 문화 파급력은 세계 일류국가·일등국민으로서 대접받을 만하다. 유엔 193개 회원국 중 재정 분담률 9위, 종합 국력과 국제 위상에서 세계 10위권에 드는 '메이저 파워'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부터는 2년간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 평화유지활동(PKO) 실무그룹 의장직을 맡는 등 글로벌 문제 해결에도 적극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스스로 내부를 들여다보면 과도한 경쟁에 따른 갈등과 이합집산이 난무하고, 노사문제나 저출산·고령화 등 정치·경제·사회적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대외적으로도 '무조건 수출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탓에 외국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측면도 있다. 따라서 이제는 당당한 선진국의 일원이라는 책임의식을 갖고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는 고품격 국가로서의 행보와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이런 배경에서 아시아투데이는 올해 캐치프레이즈를 '선진 대한민국, 이젠 품격을!'로 제시하였다. 먼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벗어난 반체제적 일탈행위를 적극적으로 감시하는 한편, 가짜뉴스 같은 악성콘텐츠를 가려내 전달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멍들게 하는 시도에 과감히 메스를 대고자 한다. 특히 위협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의 가짜뉴스를 통한 선거 개입에 경각심을 고취시킬 필요도 있다. 또한 전자개표기가 도입되면서 부정선거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 4월 총선을 앞두고 개표 사무원이 투표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수(手)개표 도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민주주의 존립 근거는 무엇보다 공정과 투명을 전제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문화가 국력'이라는 모토 아래 국민의 교양적 감수성을 함양하기 위한 콘텐츠 발굴에 적극 나서고자 한다. 약육강식의 험난한 국제 질서 속에 갈등과 분열이 아닌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퍼져야 대한민국이 우뚝 설 수 있다는 인식하에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발굴해 보도하고자 한다. 아시아투데이는 이를 통해 국가적 분열의 골을 메우는 사회 갈등의 조정자로서 모두가 공존하는 사회를 이룩하는 촉매제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특히 국가와 국민을 위한 '사회적 공기(公器)'라는 사명감을 바탕으로 '정도언론·인간존중·인류평화'라는 사시(社是)를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고자 한다. 
 
가장 중요한 경제 부문도 강력한 엔진의 심장박동을 끌어올려 한층 역동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10년 전 한국 경제를 '끓는 냄비 속 개구리'로 비유했던 미국 컨설팅사(社) 맥킨지는 지난 연말 '한국의 다음 상승곡선'이란 경제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쟁 심화와 노동생산성 저하로 냄비의 끓는점이 올라갔다면서 새로운 틀로 한국 경제를 리빌딩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내놨다. 맥킨지는 한국의 미래 먹거리로 '에너지·바이오·콘텐츠'를 꼽았는데, 먹고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경제발전은 선진 대한민국의 원동력이었다는 점에서 깊이 새겨들을 만하다. 

2024년은 유독 선거가 많은 해다. 우리나라의 4·10 총선을 비롯해 미국 등 50개국의 리더십에 교체 요소가 생기는 '슈퍼 선거의 해'이다. 특히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 특성상 주요국들의 통상정책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트럼프'라고 보도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그가 당선된다면 세계 경제가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트럼프 노믹스 2.0'의 얼개는 모든 국가에 10%의 관세 폭탄과 더불어 무역전쟁의 파고(波高)가 더 거세진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밖에 인류의 알권리와 자유민주주의 가치 핵심인 언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먼저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직무유기와 태만에 빠진 공룡 포털의 무원칙적인 태도와 횡포에 대해 국민적 감시와 당국의 엄정한 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즉 공정성·객관성·균형성이란 3대 원칙 속에 새롭게 제평위를 구성해 국민을 가짜뉴스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글로벌 측면에서도 언론은 힘겨운 상황에 마주하고 있다. 국제기자연맹에 따르면 만 2년째 접어든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참상을 취재하거나 권력과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숨진 기자가 100명 안팎이고 감옥에 갇힌 기자도 4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만 70여 명이 사망했는데, 열악한 취재환경을 개선하고 언론인을 보호할 새로운 스탠더드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일찍이 영국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문명의 발전이 외부 환경의 도전에 대한 응전을 통해 이뤄진다고 보았다. 도전이 가혹할수록 그에 대응하는 힘도 커지고 이를 기반으로 문명이 더욱 도약한다고 간파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불과 60년 전에 질곡의 역사에서 허덕였으나 이를 번영의 원동력으로 삼아 부강한 나라로 탈바꿈시켰다. 그동안 단기간의 압축성장 속에 제반 분야를 제대로 살펴볼 겨를이 없었지만, 이제는 어엿한 선진국으로서 세계를 리딩하는 고품격 국가로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 새로운 도전이 없으면 성장이 멈추듯이 올 한 해는 보다 품격 있는 대한민국을 향하여 힘차게 전진하는 시간이 되기를 거듭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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