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 일간지 NYT, ‘저작권 무단 이용, 무임승차’ 오픈AI·MS 소송 제기

NYT, 오픈AI·MS 상대 소송 제기
"저작물 불법 복제·사용, 수십억 달러 손해"
"독자, 챗봇에 만족, 광고·구독 수익원 웹 트래픽 감소"
"무임승차, 독자 앗아가...모든 챗봇 모델·훈련 데이터 폐기해야"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사 오픈 AI가 개발한 챗GPT 화면./챗GPT 캡처

미국 최대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자사의 출판물 저작권이 침해당했다며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NYT는 이날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자사가 발행한 수백만 건의 기사가 자동화된 챗봇을 훈련시키는 데 활용됐으며, 이 챗GPT 챗봇이 이제는 신뢰할 만한 정보 제공자로서 자사와 경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S는 오픈AI에 13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검색 엔진 빙과 '코파일럿' 등 자사 제품에 챗GPT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 NYT, '콘텐츠 무단 사용' 오픈AI·MS 상대 소송 제기 "저작물 불법 복제·사용, 수십억 달러 손해"
"오픈AI·MS, 저널리즘 투자에 무임승차, 독자 앗아가...저작권 자료 사용 모든 챗봇 모델·훈련 데이터 폐기해야"

소장은 "고유한 가치가 있는 NYT 저작물의 불법적인 복제 및 사용과 관련해 수십억 달러의 법적 및 실제 손해를 피고가 보상할 책임이 있다"며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사용하는 모든 챗봇 모델과 훈련 데이터 폐기를 요구했다.

소장은 "오픈AI와 MS가 저널리즘에 대한 NYT의 막대한 투자에 무임 승차하려 한다"며 "NYT 콘텐츠를 대가 없이 사용해 NYT를 대체하는 제품을 만들고, 독자를 빼앗아 갔다"고 비판했다. NYT는 배심원단의 판단을 구하면서도 구체적인 소송가액은 명시하지 않았다.

소장은 NYT가 지난 4월 MS와 오픈AI에 자사 지적 재산 사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상업적 계약과 생성형 AI 제품에 대한 '기술적 가드레일'을 포함한 원만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접촉했지만 해결책을 도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이를 토대로 텍스트·이미지, 그리고 기타 콘텐츠를 생성하는 AI 기술의 새로운 법적 윤곽을 시험하고, 나아가 언론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NYT는 평가했다.

10월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토리노 인근 만타에서 찍은 사진으로 스마트폰과 랩톱에 오픈AI와 오픈AI가 개발한 챗GPT 로고가 표시돼 있다./AFP·연합뉴스

◇ NYT "독자, 챗봇 응답에 만족, 광고·구독 수익원 웹 트래픽 감소...허위 정보로 브랜드 피해"

그동안 언론사들은 오픈AI와 같은 생성형 AI 개발사들이 AI 학습에 뉴스 콘텐츠를 동의 없이 무단으로 사용해왔다고 비판해왔다.

NYT는 "자연어를 모방하고, 사실상 거의 모든 지시 메시지에 대해 정교한 서면 응답을 생성할 수 있는 AI 기술 능력으로 인해 AI 시스템의 지적 재산에 대한 보상 없는 사용에 대한 우려가 크리에이티브 산업 전반에 걸쳐 제기돼 왔다"고 강조했다.

NYT는 "독자들이 챗봇 응답에 만족해 NYT 웹사이트 방문을 거부해 광고 및 구독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웹 트래픽이 감소할 수 있다"며 소장에 유료 구독이 필요한 자사 기사에서 거의 그대로 발취한 내용을 챗봇이 사용자에게 제공한 몇가지 사례를 제시하고, 오픈AI와 MS가 자료의 신뢰성과 정확성이 높은 자사 콘텐츠를 AI 프로그램 훈련에서 방점을 찍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장은 챗봇이 허위 정보를 삽입한 후 출처를 잘못 표기하는 현상인 AI '환각(hallucinations)'을 통해 NYT의 브랜드가 입을 수 있는 잠재적 피해도 강조하면서 MS의 빙 챗봇이 NYT 콘텐츠라며 제공한 허위 정보 12개가 실제는 NYT 기사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샘 올트먼 전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왼쪽)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11월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AI 첫번째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 NYT "AI 기업, 온라인 텍스트 활용 챗봇 훈련, 수십억 달러 유치"
"뉴스 기사 문자 그대로 제공", 생성형 AI 개발사의 출판물 '공정이용' 주장 일축

NYT는 오픈AI 등 다른 AI 기술기업들은 신문 기사·시·시나리오 등 다양한 온라인 텍스트를 활용해 챗봇을 훈련시키면서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해 왔다며 오픈AI는 현재 투자자로부터 80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고, MS는 오픈AI에 130억달러를 투자, 챗GPT를 자사 검색 엔진 빙에 통합했다고 전했다.

생성형 AI 개발사들은 개방된 인터넷 공간에서 구할 수 있는 출판물은 '공정이용' 조항에 따라 AI 기술을 훈련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NYT는 소장에서 AI 도구가 자사 뉴스 기사의 문장을 거의 그대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공정이용 조항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공정이용은 저작권자의 허가를 구하지 않고서 저작물을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적 개념으로 출판물이 학문연구나 평론에 이용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앞서 오픈AI는 7월 AP통신과의 라이선스 계약 체결에 이어 같은 달 지역 언론을 지원하는 기관인 아메리칸 저널리즘 프로젝트와 500만달러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에는 다국적 미디어 그룹 악셀스프링어와 뉴스 사용 계약을 맺었다. 악셀스프링어는 미국의 폴리티코·비즈니스 인사이드, 독일의 빌트·디벨트 등의 매체를 보유한 미디어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