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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만명 방문한 횡성한우축제 바가지 논란… “인당 15만원 최악의 한우 오마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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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윤 기자

승인 : 2023. 10. 16. 16:05

/이하 유튜브 '정육왕'

강원도 횡성군을 대표하는 '횡성한우축제'가 바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7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정육왕은 자신의 채널에 '인당 15만원 인생 최악의 한우 오마카세'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정육왕은 횡성한우축제에 직접 방문해 현장을 소개하고, 미리 앱을 이용해 예약한 한우오마카세의 후기를 전했다.

현장에서 '미식코스존'에 배치된 한우오마카세는 인당 15만원을 미리 지불하고 예약한 사람들만 입장이 가능했다. 정육왕은 "오늘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이라며 "15만원 상당의 한우 오마카세 퀄리티는 어떨지 기대가 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우오마카세는 총 5개의 코스 구성으로 이뤄져 있었다. 첫 번째로 나온 코스는 단호박스프였다. 정육왕은 맛을 본 뒤 "젊은 층이 좋아하기보다는 어르신이 좋아할 맛"이라고 평했다.

이어서 두 번째로 나온 코스는 횡성알배기 배추를 곁들인 샐러드였다. 블루베리, 청포도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긴 했으나 정육왕은 한 입 맛을 보자마자 "진짜 너무 지극히 평범한 맛"이라며 "동네 파스타집에 가도 이 정도 수준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로 드디어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안심 스테이크가 등장했다. 1등급 안심을 썼다고 안내 됐으나, 보자마자 느껴지는 비주얼은 함박스테이크에 가까웠다. 정육왕은 "보자마자 '함박스테이크인가?'했다"며 "겉면이 거의 삶아진 듯한 느낌으로 구워졌다. 많이 오버쿡 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커팅을 하면서는 "심각하다. 15만원짜리 코스에서 안심을 이렇게 구웠다니"라며 실망했다. 겨우 한입을 먹었지만 "즉석식품 맛이 난다. 한우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비평했다.

이어 "횡성한우 특징도 안 느껴지고 심각한 수준"이라며 "재밌자고 5만원짜리로 했어도 욕먹었을 것 같은데 인당 15만원인데 이렇게 고기가 나왔다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다. 화가 난다. 웬만하면 한우를 맛없게 먹어본 적 없는데 손에 꼽을 정도로 맛이 없다. 음식을 평가할 수준을 넘어섰다"고 분노했다.

이후 4번째 코스로는 횡성한우와 채소를 볶아 만든 라구 볼로네제 타코가, 5번째 코스로는 차돌박이 비빔밥 등이 나왔다. 라구 볼로네제 타코에 대해서는 "빵이 무슨 스펀지 먹는 것 같다. 스펀지처럼 푹신푹신하면서 젖은 듯한 식감이 조화롭지 않다. 맛으로 볼 때 일반 타코 집보다 맛이 없다"고 했다. 차돌박이 비빔밥은 그중 가장 맛은 괜찮으나, 밥이 너무 차가워서 비벼지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날 정육왕과 동행인은 "횡성을 주제로 하고 싶었으면 횡성에서 키운 옥수수에 주력이 됐으면 더 좋았을 것", "횡성 한우축제인 만큼 차라리 한우 뼈로 만든 가벼운 수프를 대체할 수도 있었을 것", "횡성 식자재를 이용한 오마카세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 등의 아이디어를 내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동행인은 "이건 취향의 차이가 아니다"라며 "횡성한우 축제에 대해 바라고 오는 분야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영상을 본 유튜브 시청자들은 "이거 한번 공론화 되어야 한다. 지역 축제 바가지 논란이 최근에 있었는데도 저런 퀄리티로 15만원 내놓는다는 게 기가 차다", "이런 조잡한 코스는 처음이다" 등 반응을 보였다.

축제에 참여한 한 시청자는 "1일 차 이용객이었다. 정말 최악 중의 최악이었다. 에드워드 권 셰프와 함께하는 오마카세라고 해서 15만원에서 수십 명씩 예약받길래 당연히 가림막도 치고 센터도 넓은 오픈형 주방에서 주방을 둘러싼 긴 바 테이블 기대하고 갔는데 운동장 한복판에 가림막도 안 세워줘서 동물원 원숭이 마냥 지나가는 사람들 다 쳐다보고, 해 떨어진 뒤에는 바람도 불고 추웠다. 그래도 따뜻한 음식과 좋은 술을 마시면 괜찮겠지 생각했는데 양도 너무 적고, 코스 구성도 별로고, 무엇보다 횡성한우라는 타이틀을 내건 스테이크는 장조림 수준으로 지방층이 모두 녹아버려 퍽퍽했고, 미리 만들어 놓았는지 매우 차가웠다. 현장에서 조리해서 아무리 식었다고 해도 이 정도로 차가울 순 없다 수준의 차가움이었다. 위생도 엉망이었다. 1일 차에 방문했음에도 식탁보는 알 수 없는 국물로 오염이 되어 있었다. 서빙도 엉망이었고, 셰프 타이틀 보고 갔더니 얼굴조차 볼 수 없었다. 3만 식사보다도 못한 수준이었다"라며 냉정한 후기를 전해 공감을 얻기도 했다.

횡성군은 이번 오마카세의 타이틀에 유명 셰프 에드워드 권의 이름을 내걸었다. 그러나 그가 직접 코스 요리 디렉팅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진행한 횡성한우축제 방문객은 전년도 대비 5만여 명이 증가한 약 25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역축제장에서 음식이나 상품을 비싼 값에 파는 바가지 요금 논란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비난이 커지면서 각 축제마다 요금 잡기에 힘을 쓰기도 했으나, 쉽게 해결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 기간에는 국내 방문객 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찾아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국제적으로 퍼질 수도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한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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