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묶어달라” 이웃 요구 무시하다 개물림 사고 낸 60대, 2심서 감형

목줄 채우지 않고 외출…5세 여야 전치 4주 부상 입혀
1심 금고형→2심 "추가 공탁·피해자와 합의" 집행유예

풍산개를 묶어달라는 이웃 요청을 무시하다 결국 5세 여아의 개물림 사고를 초래한 6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중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금고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함께 내렸다.

A씨는 지난해 5월 강원 횡성군 집에서 외출하면서 사육장소 출입문을 잠그지 않고, 자신이 기르던 풍산개들에게 목줄과 입마개를 채우지 않아 결국 인근에서 놀고 있던 B양(5)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 풍산개 4마리가 사육장소를 벗어났고, 이중 1마리가 B양 양쪽 다리를 물어 전치 4주의 부상을 입혔다.

특히 B양의 조부모는 사고 이틀 전 '인근으로 아이들과 함께 놀러 가니 개들을 묶어 놔 달라'고 요구했지만 A씨는 이를 무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평소에도 개들을 제대로 묶어 놓지 않아 인근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쳤고, B양의 상처가 깊어 지속적인 치료와 시술이 필요한 점 등을 종합해 금고 1년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이에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고, 이 사건을 심리한 춘천지법 형사1부는 "A씨가 2000만원을 추가 공탁하고 피해자 측과 합의한 점, 사육하던 개 중 분양되지 않은 개의 양육방법을 제한하기로 합의해 재범의 위험성도 낮아진 점, 동종 범죄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며 집행유예로 감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