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절반 넘어…최대 2억원 급등
"기존 분양단지로 수요자 더 몰릴 것"
정부의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 발표와 분양가 상승세가 맞물리면서 수요자들이 기분양 단지로 눈을 돌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들 광역시 내 분양권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지방 5대 광역시 분양권 거래량은 총 609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191건)보다 약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 중 대구가 전체 54.8%에 달하는 2609건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657건) 대비 약 4배 증가했다. 부산(619건→1480건), 울산(288건→1041건), 대전(283건→563건), 광주(344건→401건) 등도 같은 기간 거래량이 모두 늘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이 줄거나 사라진 점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올해 4월부터 수도권 공공택지·규제지역·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은 3년, 과밀억제권역은 1년, 기타 지역은 6개월로 줄었다. 비수도권 공공택지·규제지역도 최장 4년에서 1년으로, 광역시는 6개월로 단축됐으며 나머지 지역은 아예 폐지됐다.
원자잿값·인건비 증가에 따른 공사비 상승분이 분양가에 지속 반영되고 있다는 점도 지방 광역시 분양권 시장에 활기가 도는 이유로 풀이된다. 수요자들이 신규 분양 단지보다는 기존에 공급됐던 단지의 분양가가 비교적 싸다고 판단하고 분양권 거래에 눈을 돌린 것이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지방 5대 광역시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1833만2160원으로, 작년 동기(1640만8260원) 대비 11.7%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분양권 거래 시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도 적지 않다. 대구 수성구 '만촌역 태왕 디아너스' 주상복합 전용면적 84㎡형 분양권은 지난달 27일 9억634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동일 평형 분양가(7억4600만~8억6300만원) 대비 1억~2억원 비싼 셈이다.
광주 북구 '첨단센트럴시티 서희스타힐스'의 같은 평형 분양권도 지난 6일 5억984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썼다. 분양가(4억4360만~4억8090만원) 대비 최소 약 4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울산 '옥동 경남아너스빌 ubc' 전용 100㎡B 분양권 역시 지난 13일 신고가 9억8018만원에 손바뀜됐다. 분양가(8억1400만~9억1200만원) 대비 최소 7000만원 이상 비싸다.
전문가들은 지방 광역시 분양권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추측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 상승세가 가팔라진 데다 수도권에 이어 광역시 청약 시장마저 회복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보니 신규 분양보다는 기존 분양 단지에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