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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조사' 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교과의 사교육비 총액은 19조5936억원 규모로 확인됐다. 과목별로는 영어가 7조794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수학 7조3246억원 △국어 2조1577억원 △사회·과학 1조1360억원 △논술 8236억원 순이었다. 영어는 지난 2021년도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등 학부모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어학연수 역시 영어권 국가로의 편향이 두드러진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001학년도 ~ 2021학년도까지 어학연수 등 유학을 목적으로 출국한 초중고 학생수는 총 29만3814명으로, 연평균 1만4000명에 달했다. 특히, 전체 유학생 중 절반을 웃도는 58% (17만404명) 가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영미권 국가에 집중됐다. 동남아시아에서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9학년도 이후, 총 5만934명의 유학생 중 1만8513명이 영어권인 필리핀으로 유학을 떠났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서도 영어교육에 특화된 단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기도 평택 고덕국제신도시에서 분양한 '평택고덕 대광로제비앙 모아엘가' 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798가구 모집에 4725건이 접수돼 평균 5.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 앞으로 국제학교 예정부지가 위치한 것이 청약 흥행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같은해 4월 제주 서귀포시에 공급된 '제주 푸르지오 더 퍼스트' 역시 제주영어교육도시 생활권에 들어선다는 점이 부각되며 160가구 (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42명이 청약통장을 사용했다.
영어 특화 커뮤니티를 통한 몸값 상승 사례도 확인된다. 강원도 춘천시 소재 '춘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전용 84.88㎡ 타입은 올 7월, 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2019년 분양가 대비 2억원 이상 급등한 것으로, 이 단지는 영어전문기업인 YBM과 협업해 영어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학령기 자녀를 둔 3040세대가 부동산 시장의 '큰 손' 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교육환경이 우수한 단지로의 수요 쏠림이 이어지고 있다" 며 "특히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분양업계에서도 영어 관련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등 수요자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는 추세" 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영어 특화 부동산 상품이 잇따라 공급되고 있다.
유림개발㈜의 관계사인 ㈜유림글로벌디벨로프먼트가 필리핀 EVERJUST사와 설립한 합작투자회사 'JU&SY International Development Corporation' 은, 최근 '엘 카스카디 바이 제이파크 보홀' 의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국내 수요자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필리핀 보홀 팡라오섬 일대 대지면적 약 160만㎡ 부지에 호텔·풀빌라·워터파크·27홀 골프장 등으로 조성되는 필리핀 최대 규모의 복합 리조트다. 호텔 총 1269실 (전용 40 ~ 312㎡)이 이번 분양 대상이다. 리조트 내에 영국 코벤트리대학과 미국 비숍헨드리켄고교의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유치하는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학교 명의 수료증을 발급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향후 어학연수지로 활용할 수 있다.
GS건설은 충남 아산시 용화동 일원에 짓는 '아산자이 그랜드파크' 를 분양하고 있다. 2개 블록에 아파트 전용 74 ~ 149㎡ 총 1588가구 및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YBM 영어 도서관과 교보문고 큐레이션 도서관 등 교육 특화 커뮤니티가 조성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원에 조성하는 '포레나 제주에듀시티' 를 공급하고 있다. 아파트 전용 84 ~ 210㎡ 총 503가구 규모다.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 를 비롯, 노스런던칼리지에잇스쿨 제주(NLCS)·브랭섬홀아시아(BHA)·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KIS) 등 4개의 국제학교가 위치해 있는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인접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