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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맞아 서울이 오랜만에 들썩였다. 이를 기념하는 '2023 BTS 페스타' 메인 행사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육박한 이날 약 40만 명이 몰렸다. 이 가운데 약 12만명은 외국인이었단다. 진, 제이홉의 군입대로 '완전체' 활동은 멈췄지만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변합없다. 세계의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들은 행사에 앞서 일찌감치 한국을 찾았다. 서울의 주요 호텔과 숙소를 점령했다. 관광산업은 '방탄 특수'를 기대할 수 있었다. 유통가는 '방탄소년단 마케팅'을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의 성공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것 가운데 하나가 소통과 진정성이다. 방탄소년단은 복잡한 세계관을 강요하는 대신 이 시대 청춘들의 고민과 아픔을 음악에 솔직하게 담았다. 멤버 모두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 작사, 작곡에 참여한다. 또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진정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거대한 팬덤은 이런 노력의 산물이었다. 음악은 아티스트와 듣는 이를 직접적으로 연결한다. 이 때문에 위상을 떨치는 K-콘텐츠 중에서도 K-팝의 파급력은 크다. 이제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아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현실에서 상처받고 미래가 불안한 이들이 방탄소년단이 건네는 메시지에 고개를 끄덕인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6월 13일 데뷔했다. 10년이 흘러 '21세기 팝 아이콘'으로 우뚝 섰다.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에 6곡을,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6장의 앨범을 올려놓았다. 2021년 '다이나마이트'가 '핫100' 1위에 등극했을 음악평론가 임진모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졌다"고 경탄했다. 이는 한국 대중음악사에 일어난 기적이었다.
소통과 공감은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물론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엉뚱한 결과가 초래된다. '김추자'가 '김치전'이 된 것은 헤프닝으로 웃어 넘길 수 있다. 그러나 공멸의 위협을 야기하는 경우를 결코 배제할 수 없다. 숱한 전쟁과 치열했던 이념의 대립이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됐음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반면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진정한 소통은 기적을 만들고 세상도 진화시킨다. 방탄소년단이 이걸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