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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나흘간 국내 투자자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SOXS) ETF'를 9595만달러(약 1255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이 기간 순매수 결제 1위 종목이다.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SOXS) ETF'는 ICE 반도체 지수를 역방향으로 3배 추종하는 곱버스(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이다. 지수가 하루 동안 1% 하락하면 3%의 수익률이 난다. ICE 반도체 지수엔 AMD, 엔비디아, 인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퀄컴 등이 포함돼 있다.
반면 ICE 반도체 지수를 정방향으로 3배 따라가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 ETF'는 2억1286만달러(약 2784억원) 규모로 팔아치웠다.
또 엔비디아 주식은 2억4766만달러(약 3239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이를 종합하면 국내 투자자들이 반도체주의 단기 조정을 예측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 발달에 따른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미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엔비디아는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AI 시대의 최대 수혜 기업이지만 하드웨어 업체로서의 한계와 경쟁과 규제 등 리스크 요인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 대비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1일 기준 올들어 172% 폭등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급등 후 차익실현을 겪는 중"이라며 "한국에서도 반도체가 주식시장의 상승을 이끌었는데 감산에 따른 반도체 가격 반등이나 AI 반도체 수요 증가 등 호재에 비해 가격 상승속도가 상당히 빨랐음을 감안하면 단기에는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질 여지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단기 조정 우려에도 증권가에선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환 연구원은 "반도체가 하반기 코스피 상승을 견인할 업종이라는 점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조정 시 매수 대응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요 성장에도 감산을 통한 공급 축소 효과가 본격화됨에 따라 수급 균형이 회복될 수 있으며, 제한적인 Capex(자본적 지출) 집행으로 인해 내년에도 공급 환경은 타이트할 수밖에 없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