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영향…중장거리 노선 확대로 경쟁력 강화 방침
|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내달 1일부터 4개월간 몽골(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주4회 운항한다. 당초 몽골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독점 노선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가 운수권 배분을 실시하면서 LCC는 일제히 신규 노선 확보에 나섰다.
그 결과,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몽골 관광 성수기인 6월부터 9월까지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슬롯(운항할 수 있는 권리)을 배분받았다. 올해 들어선 국내 지방공항에서 출발하는 몽골 노선 확대도 예정됐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과 티웨이를 비롯해 기존에 운수권을 배분받지 못한 항공사들은 다시 한번 기회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LCC가 중장거리 노선 확보에 나선 것은 매출 증대에 기여할 신사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LCC가 주력하는 일본, 동남아 항공편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대부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주 수입원인 중국 노선은 리오프닝(시장 재개)이 늦어지면서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신규 노선 확대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근 LCC를 중심으로 떠오르는 노선은 인도네시아와 유럽이다. 정부는 6월 중으로 인도네시아와 운수권 확대와 관련해 항공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현재 해당 운수권을 가진 국적사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뿐이라 향후 제주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이 운수권 배분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대형기 도입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 올해는 737-8기를 들여오면서 인도네시아 노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중장거리 노선 확보에 가장 적극적인 LCC다. 몽골 노선에 더해 다음 달 11일부터는 국적 항공사 최초로 키르기스스탄(인천~비슈케크) 노선을 운항한다.
티웨이항공은 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으로 재배분될 유럽 일부 노선 확보 작업에 돌입했다. 유럽경쟁당국(EC)은 8월 중으로 인천~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4개 노선에서 대한항공을 대체할 신규 항공사를 선정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시, 노선 독과점 우려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중장거리 노선에 대비한 대형기(A330-300)를 도입한 만큼 이번 노선 확보에도 힘을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LCC들은 중장거리 기재와 노선 확보에 따른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