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조현준 회장 행사 진두지휘
삼성·SK 등 주요 인사 참석 예정
10일 재계와 국내외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6월 1일부터 4일까지 한국서 진행하는 전시회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페라리의 역사를 짚어보는 자리로, 2019년 이탈리아 마라넬로에서 처음 시작한 페라리만의 자체 모터쇼다. 올 초 호주 시드니에 이어 전세계에선 두번째, 아시아에선 최초다. 이 자리에는 최근 해외에서 출시한 페라리 로마 스파이더 공개도 예정 돼 있다.
페라리와 마세라티 국내 수입사인 FMK는 효성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효성의 조현준 회장과 수입차 딜러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조현상 부회장이 호스트 개념으로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은 이를 위해 전담 TF까지 구성해 대응에 총력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의 장인은 과거 FMK를 소유했던 '동아원'의 이희상 전 회장으로, 페라리 매니아로 알려져있기도 하다.
단순히 수입사 개념을 넘어 양 사는 긴밀한 비즈니스 파트너다. 효성의 세계 1위 '타이어코드'는 주로 타이어회사가 고객사이긴 하지만, 페라리 역시 효성의 타이어코드를 채택하고 있다. 안전벨트 주요 소재인 특수 원사 등 섬유제품 역시 효성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 효성의 탄소섬유는 '슈퍼카'의 미래인 동시에 친환경 전동화차량에 필수 소재다.
특히 6월 전시회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이미 삼성측에 이 회장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 회장과 이 회장간 인연이 깊을 뿐 아니라 삼성의 전장사업이 페라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어 이미 긴밀한 관계"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 회장은 조현준 회장과 68년생 동갑내기로 경기초등학교와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원 동문이다. 조 회장은 2020년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을 이틀 연속 조문했다. 당시 이재용 회장과 만나 "이건희 회장님은 매우 따뜻하신 분이었다"고 위로를 전한 바 있다.
비즈니스적으로도 삼성은 세계에서 가장 럭셔리한 브랜드인 페라리와 전장사업에서 손을 맞잡고 있는 중요 파트너다. 이 회장이 6년전인 2017년 9조4000억원을 주고 인수한 하만은 현재 삼성 미래먹거리인 전장사업을 이끌 핵심 플레이어로 급부상 중이다. 올 초 하만은 CES 2023에서 공개했던 차량용 솔루션 '레디' 시리즈 중 '레디 업그레이드'를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페라리와 체결하며 인연을 맺었다.
레디 업그레이드는 운전자가 스마트폰처럼 손쉽게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 운전자가 실시간으로 최신 인터페이스를 경험하도록 해주는 혁신적 서비스다. 특히 삼성은 지난 CES2023에서 디지털화된 자동차 조종석인 뉴 디지털 콕핏을 선보인 바 있어 페라리와의 차기 협력에 대한 관측도 나온다.
앞서 오는 11일 방한하는 존 엘칸 스텔란티스·페라리 회장은 이번 주 한국에 머물며 삼성과 SK, 효성 측 인사들을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엘칸 회장은 SK온을 방문해 배터리 사업을 직접 챙기는 최재원 부회장 또는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지난해 국내 최대 배터리전시회 '인터배터리'에서 페라리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SF스파이더'를 전시하며 SK온 배터리를 공개한 바 있다. 페라리는 SK온 외에는 협력관계가 밝혀진 바 아직 없어 이번 방문을 통해 추가 협력 공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효성과는 조현준 회장과의 회동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공식 수입사 수장일 뿐 아니라 6월 전시회 준비로 조율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후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선 6세대 OLED A3 라인을 둘러볼 예정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우디·BMW 등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제공하고 있는데 최주선 사장과 만나 협력을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