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중국 경제요인·반도체가 원인"
반도체 산업 위기 지속…연간 수출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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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무역협회(무협)가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한 '수출 부진 요인 진단과 대응 방향'에서 이같이 밝혔다. 무협은 수출 부진 원인으로 중국의 경제요인으로 인한 수출 감소, 반도체와 철강제품의 수출 부진 심화 등을 꼽았다.
무협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20일까지 한국의 수출은 1274억 달러(약 16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4% 감소했다. 수입은 1515억달러로 1.3% 줄어 적자는 241억 달러로 나타났다.
올해 1월에서 3월 20일까지 총 수출 중 중국의 비중은 19.8%를 기록했다. 충 수출 중 중국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만 해도 중국 비중은 26.8%에 달했지만, 2021년 25.3%, 2022년 22.8% 등 하락세를 나타내며 20%의 벽이 깨졌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대비 수입 수요가 둔화했고, 수출 상품 구성 중 중간재 자체 조달률이 상승했다"며 "한국의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 후 수출하는 상호 보완관계 역시 약화했고, 중국 내 한국 제품의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기계류, 화학공업, 플라스틱 등 분야에서 중국의 수출 자립도가 크게 상승했다. 배터리, 석유화학이 포함된 화학공학제품의 경우 수출 자립도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감소 역시 전체 수출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3월 1~20일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7% 감소한 43억2000만달러로 8개월 연속 감소세로 나타났다.
지금의 수출 감소세가 3월 말까지 이어질 경우, 금융 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이었던 2009년 1월 -46.9%를 갱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무협은 덧붙였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스마트폰 교체 주기 연장, 서버용 메모리 교체 수요 감소 등에 따른 재고 누적과 가격 하락으로 작년 7월부터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역시 전방산업 수요 위축 여파로 주문 감소, 가격 하락에 직면해 1월부터 큰 폭의 감소세로 전환했다. 총 수출 가운데 반도체 비중은 지난 20일까지 누계 기준 12.8%로 하락했다. 반도체 수출 비중이 15% 미만으로 하락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 시장점유율은 2017년 3.23% 이후 계속해서 하락하며 지난해 3분기에는 2.79%로 나타났다. 2009년 1분기 2.75%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만기 부회장은 "2021년 기준 수출시장 점유율이 0.1%p 하락하면 추가 고용 여력은 약 14만명이 감소한다"며 "수출시장 점유율 하락은 국내 일자리 악화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무협은 수출기업의 금융애로를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정민기 부회장은 "금융 애로 해소를 건의할 예정이며, 특히 과다한 서류 요구나 정보 파악 어려움 등의 해소 대책도 정부·금융기관과 중점 논의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무협은 또 팬데믹 이후 중단된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판로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다.
조상현 무협 통상지원센터장은 "최소 상반기까지는 터널 안에 갇혀있는 형국"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제 회복 등 대외변수가 아직까지 우상향으로 돌아섰다는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내실 다지고 어려운 상황 헤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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