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대형 원자로 대비 100분의1 크기
한수원, 기존 SMR 업그레이드 버전 i-SMR 개발
정부, SMR 개발에 4000억원 투입 목표
업계 "적기 개발 중요…경쟁력 있어"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현대건설 등 국내 기업들이 차세대 원자력 발전사업으로 꼽히는 'SMR' 시장으로 줄줄이 뛰어들고 있다. 기존 친환경 에너지 분야인 태양광·풍력 등을 보완할 수 있는 기저전원으로 '원전'이 주목받는 가운데, 안전과 효율성을 대폭 보완한 SMR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대두되면서 SMR 시장의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SMR은 전기 출력이 300㎿e 이하인 원자로로, 원자로의 핵심 주기기인 증기발생기·냉각제 펌프·가압기 등을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소형 원자로다. 모듈 형태로 제작해 공장제작·현장조립으로 건설 기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기존 전력망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에 사실상 폴란드 퐁트누프로 수출에 성공하고, 신한울1호기에 적용된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보다 약 100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축소된 크기다.
이런 강점 덕분에 2030년부터는 SMR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캐나다 SMR 위원회는 2030~2040년 세계 SMR 시장규모를 연간 80GW, 약 135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기대감 때문에 한국원자력연구원이 'SMART'라는 SMR 모델을 개발, 2012년 7월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받은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한국수력원자력을 필두로 전기출력이 170㎿e 수준(1기당)인 혁신형 SMR(i-SMR) 개발에 한창이다. 혁신형 SMR은 600㎿e급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는 일체형 경수로 SMR로, 총 680㎿e급(총 4기) 전기 출력을 낸다.
혁신형 SMR은 안전성과 경제성 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원자로다. 사고 발생시 운전원의 개입이 없이도 자연대류를 이용한 잔열제거 등 자동적으로 냉각돼 안전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고내압 철제 격납용기를 통해 방사능 방출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게다가 건설단가가 ㎾(킬로와트)당 4000달러 이하로, 경제성까지 잡았다. APR1400이 최초 콘크리트 타설부터 핵연료 장전까지 56개월 걸리는 반면, 혁신형 SMR은 단 24개월 밖에 걸리지 않는다.
한수원은 2021년 1월 혁신형 SMR의 신속한 기술개발과 산학연 기술협력을 위해 약 500억원 규모의 한수원 자체 R&D(연구개발) 과제를 조기 착수, 한국원자력연구원·한전기술·두산에너빌리티·학계 등과 함께 수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협력해 추진한 다부처 공동 혁신형 SMR 기술개발 예비타당성 사업이 최종 통과되기도 하는 등 탄력을 받고 있다.
2028년 혁신형 SMR의 표준설계인허가(SDA)가 완료되면 상용화를 위한 첫 실증로 건설 준비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 측은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세계 SMR시장에 진출해 2030년대 초반 첫 실증로 건설을 완료하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도 원전 시장 선점을 위해 대규모 일감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전업계를 위해 지난해 1조원 이상의 일감과 금융, 연구·개발(R&D)을 긴급 지원했다. 올해는 이 규모를 2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SMR에 4000억원을 투입해 SMR 시장 선점에 나선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UAE원전 사업 등 대형 원전 건설사업을 통해 해외 경쟁국가 대비 건실한 원전 기자재 공급망과 우수 기술인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런 역량에 집중한다면 (SMR의) 5년이라는 기술격차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고, 혁신형 SMR을 적기에 개발하고 시장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