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하남 등지서 청약경쟁률 치솟아
당첨될 경우 수억원 시세 차익 기대
"'줍줍'에도 옥석 가리기 심화" 전망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최근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계약 취소 아파트 3곳이 모두 최소 세자릿 수에서 최대 네자릿 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단지는 입지가 좋은 데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해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월 31일부터 이틀간 계약 취소분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 '동탄역 유림노르웨이 숲'에는 5가구 모집에 9136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이 중 특별공급 물량은 3가구였는데, 전체 평균 청약경쟁률이 1827대 1에 달했다.
동탄역 유림노르웨이 숲은 지난해 11월 준공해 입주를 마친 단지다. 이번에 나온 공급 가구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84㎡형 기준 5억원 초반으로, 당첨될 경우 시세 차익만 5억원이 넘을 것으로 기대됐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선보인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로 실거주 조건과 거주 의무기간이 5년인 데도 향후 높은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줍줍'에 나선 수요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계약 취소분 2가구에 대해 청약을 진행한 경기 하남시 감이동 '하남 감일 한양수자인'은 1470명이 몰려 735대 1의 청약경쟁률 을 기록했다.
단일면적 전용 84㎡형으로 이뤄진 단지로 이번 줍줍 물량으로 나온 가구의 분양가는 각각 3층 5억8500만원, 20층 6억1600만원으로 2020년 5월 분양 당시 가격과 같았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으로 혼인 기간, 소득 기준 등을 충족해야 청약이 가능했는데도, 당첨될 경우 시세 차익만 5억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청약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준공한 경기 과천시 '과천 자이'도 최근 계약 취소분 12가구 모집(특공 포함)에 7809명의 청약자를 끌어모았다. 당첨되면 10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경기 침체와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집값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주택 수요자도 분양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무순위 청약에서도 돈 되는 곳에만 수요가 몰리는 옥석 가리기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