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산하 마세라티에 배터리 공급
삼성SDI, 중장기 성장 전략 성공 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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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25억달러(약 3조1500억원)를 투자해 다음달 배터리 생산 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양사의 합작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만나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마세라티는 내년 상반기 출시가 계획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레칼레 순수 전기차에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마세라티는 오는 11월 17일 그레칼레 내연기관·하이브리드(HEV) 트림을 국내에 처음 공개한다. 그레칼레는 출시 전부터 마세라티의 새로운 '핵심 캐시카우'로 꼽힌 기대작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포르쉐 마칸의 경쟁자로 불리며 기대감을 모았던 그레칼레의 길이는 4687㎜, 너비 2163㎜, 높이 1693㎜, 휠베이스 2818㎜로 구성됐다. 내연기관 모델 중 가장 윗 트림인 트로페오는 MC20에 들어간 3.0ℓ V형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537마력, 최대토크 63.2kg·m를 발휘한다. 최고 속도는 285km/h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8초 만에 가속한다. 차량 가격은 9000만원 후반에서 1억2000만원가량으로 전해졌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그레칼레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트림으로 오는 11월 17일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전기차 트림은 내년 상반기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전기차 트림에는 최근 스텔란티스와 합작 법인을 설립한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는 올 2분기 중·대형 전지 매출 증가와 수익성을 개선한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법인 설립으로, 계획에 차질없이 배터리를 공급할 시 양사는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SDI는 올 상반기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으로 전년 대비 17.9% 높은 5147억원을 사용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질적 성장을 중시하는 성장 전략을 실천한 바 있다.
실제로 삼성SDI는 미국 보스턴에 R&D 연구소를 설립하며 글로벌 R&D 역량 강화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당 연구소는 리튬이온 배터리 혁신 기술과 차세대 배터리 연구 개발을 위해 각 대학 및 스타트업과 협력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에 특화한 배터리 신기술을 연구개발해 기술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삼성SDI의 생산 능력 부족으로 경쟁 배터리 업체의 제품이 마세라티에 탑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둔 첫 전기차 그란투리스모에도 스텔란티스와 합작 법인을 설립한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지만, 배터리 수급 문제로 다른 배터리 업체의 물량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