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햄버거 세트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들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햄버거 세트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여전히 한식이나 중식 등 다른 점심 메뉴에 비해 저렴한 편이기 때문이다.
◇버거업계, 올해 들어 모두 2번 인상
21일 한국맥도날드는 오는 25일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소폭 조정한다고 밝혔다. 메뉴 별 가격은 최소 100원에서 최대 400원 인상되며, 전체 품목의 평균 인상률은 4.8%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2월에도 제품 가격을 평균 2.8% 올렸는데, 6개월 만에 다시 가격 조정에 나선 것이다.
연이은 가격인상은 맥도날드 뿐만이 아니다. 올해 초 줄줄이 가격을 올렸던 주요 프랜차이즈들은 이미 대부분 추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2월 가격을 올린 맘스터치는 6개월 만에 50개 제품가격을 또 다시 인상했다. 가성비를 내세운 노브랜드 버거 역시 8개월 만에 40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버거킹과 롯데리아, KFC도 최근 5~6개월 만에 추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들은 대개 1년에 한 번 가격을 조정했으나,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격 인상 주기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대부분 업체가 반년 만에 2차 가격 인상을 진행한 셈이다.
◇햄버거 가격 올라도, 갈비탕보다 저렴하다
일각에서는 햄버거 세트마저 외식비 급등 여파를 피하지 못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더욱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도심에서는 점심값이 1만원에 육박하는 등 런치플레이션(점심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현상이 심화하면서 햄버거 세트를 찾는 직장인들이 늘어난 상황이다. 햄버거세트 가격이 다른 한식·중식 메뉴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냉면 등 외식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8.4% 상승했다. 이는 지난 1992년 10월(8.8%)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올해 초 5.5%로 집계됐던 외식 물가 상승률은 2월 6.2%로, 한달만에 6%대로 올라섰다. 이후 5월 7.4%, 6월 8%, 7월 8.4%로 빠르게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짜장면, 김치찌개 등 외식 물가 조사대상 39개 품목은 지난 5월부터 일제히 상승세다. 품목별로는 갈비탕이 전년 동월 대비 12.6% 올라,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자장면(11.9%), 돈가스(10.1%) 등 전 품목 중 1/3이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한편, 버거업계는 점심 프로모션을 제공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맥도날드는 이번 가격 조정 이후에도 최대 20% 가격을 할인하는 '맥런치' 서비스를 계속 운영한다. 롯데리아는 최근 점심시간 프로모션 '든든점심' 메뉴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