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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임기 첫 날 드러난 ‘국정철학’…안보·자유·외교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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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재 기자

승인 : 2022. 05. 10. 23:24

[포토]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며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를 시작한 10일 총 13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날 0시 국군통수권을 이양받고 일정을 시작한 윤 대통령은 ‘청와대 시대’의 마감을 천명하고 팬데믹 위기로 막혔던 외교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직접 지하벙커 찾아 ‘안보공백’ 우려 지우기

이날 오전 0시 새롭게 마련된 용산 대통령실 청사 내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윤 대통령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군통수권을 이양받고 ‘안보 챙기기’로 임기 시작의 첫 발을 뗐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국군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한편,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해 줄 것을 강조했다.

이는 취임 당일 자택에서 합참의장으로부터 ‘전화 보고’를 받은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과는 차별화된 행보다. 대통령실 이전을 두고 안보공백이라는 민주당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지하벙커’를 직접 찾아 군 통수권을 이양받고 대비태세를 점검한 것으로 읽힌다. 향후에도 북한의 무력 도발이 계속될 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안보를 챙기겠다는 의지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취임사서 ‘자유’ 거듭 강조…기술혁신 집중 투자 예고

자택으로 돌아온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린 뒤 방명록에 ‘순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을 받들어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취임식장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내외적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유’의 확대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이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그리고 공정한 교육과 문화에 대한 접근 기회 보장 없이 자유시민이라고 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은 국민들의 기본권 강화에도 힘쓰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또 “모든 세계시민이 자유시민으로서 연대해 도와야 한다”고 역설한 것은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공유하는 미국·일본 등과의 관계 강화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대목으로 읽힌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국가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빠른 성장’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과학’과 ‘기술’,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술혁신을 위한 국가 차원의 대규모·집중 R&D 투자도 예상된다.

◇임기 첫 날 ‘외교 데뷔전’…재계 총수들 초청하며 기업 ‘기(氣) 살리기’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부터 미국·일본·중국 등이 파견한 축하사절단을 잇달아 접견했다. 윤 대통령은 가장 먼저 미국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 단장 등 미측 사절단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미국의 여러 동맹 중에서도 한미동맹은 가장 성공적인 모범 사례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들도 한미동맹에 대해서 전폭적으로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엠호프 단장은 화답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그는 “앞으로 5년 동안 긴밀하게 윤 대통령과 협력을 하고 싶다는 뜻을 담은 친서”라고 설명했다.

이후 일본 축하사절인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을 접견한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친서를 전달받았다. 일본 외무상의 방한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양국 관계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 총리를 뵐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친서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날 기시다 총리가 “한일 간 어려운 문제가 존재하지만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고 언급한 점에 미뤄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일본 측의 의지가 담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윤 대통령은 취임 경축연회를 연 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인 왕치산 국가 부주석과도 접견했다. 왕 부주석은 중국이 파견한 대통령 취임식 축하사절 중 최고위급으로, 중국이 이례적으로 부주석을 보낸 것은 한미동맹 강화를 우려한 중국의 견제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오후 7시께 시작된 외빈 초청만찬에는 5대 그룹 총수와 경제 6단체장 등 재계 주요인사들도 초청됐다. 재계 총수들이 대통령 취임식에 이어 외빈 만찬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의 기업 ‘기(氣) 살리기’의 일환이다. 윤 대통령이 새 국정목표로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제시한 만큼 재계가 정부의 투자확대, 일자리 창출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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