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집중한 LF, 영업익 106%
인지도·노하우 앞세워 매출 껑충
국내 굴지의 패션회사들이 잇따라 신규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사업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들은 패션과 유사성이 커 상대적으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화장품부터 금융투자, 부동산 개발, 플랫폼 출시까지 미래 사업 발굴에 속력을 내는 중이다. 축적된 노하우와 브랜드 인지도 등을 활용해 매출을 올리기도 쉽고, 장기적으로 사업다각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향후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패션회사들은 의류 판매에만 사업을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먼저 LF는 국내 패션 기업 중 가장 많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4년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LG패션에서 LF로 사명을 바꾼뒤 사업 영역을 뷰티, 식품, 방송, 부동산 등으로 넓혀나가는 중이다. 특히 이 중에는 부동산 부문의 성과가 제일 쏠쏠하다.
LF는 2019년 3월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LF는 현재 코람코자산신탁의 지분 64.39%(지난해 3분기 기준)를 보유 중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해 3분기에만 1042억45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0년 한 해 764억8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수익 증가율은 어마어마하다.
지난 4일에도 코람코자산신탁은 ‘코크렙제4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주식 16만8750주를 전량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5월 892억6815만원에 주식을 사들인 뒤 1년도 채 안 돼 112억3368만원의 차익 실현한 것이다. 회사 측은 “투자 수익 실현을 위해 보통주를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부동산 사업이 잘 되면서 LF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6% 늘어난 1588억4180만원, 순이익은 376.13% 증가한 1361억6446만원을 기록했다.
국내 토종 속옷 기업인 BYC도 부동산에서 쏠쏠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건설·분양 및 임대업의 영업이익은 117억9471만원을 기록해 본업인 섬유 부문 49억8900만원을 2배 이상 앞질렀다. 이는 그룹 전체의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BYC는 지난해 영업이익 267억6313만원, 당기순이익 302억4696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6.7%, 65.4% 늘어난 수치다.
BYC 관계자는 “투자부동산 매각으로 당해 사업연도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F&F(에프앤에프)는 벤처투자에 활발히 나서는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기존 회사를 지주사와 사업회사(패션)로 인적 분할했다. 회사는 지주사인 에프앤에프홀딩스를 통해 IMM 스타일 벤처펀드, M&F 패션펀드를 비롯해 무신사, 스타일쉐어, 원단 전문 플랫폼 패브릭타임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자회사 역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프엔에프의 투자법인인 F&F파트너스는 콘텐츠·마케팅 스타트업 바이포엠(BY4M), 채널옥트, 밤브네트워크, 와이낫미디어 등에 투자를 진행한 상태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헬스케어 플랫폼에 이어 NFT(대체불가토큰)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디지털 패션, 플랫폼 등 3가지의 주요 신규 사업을 목표로 두고 있다”면서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한 글로벌 유통망 구축, 메타버스시대를 대비한 NFT 기술 도입, 헬스케어 플랫폼 국민피티 앱 출시 등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패션회사들의 사업다각화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가 정체기를 겪으면서 신사업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