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가상세계 넘나드는 이동"
일체형 모빌리티 PnD 모듈 등
사물이동 첨단 신기술 선보여
로봇기업으로 체질개선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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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 현장을 직접 찾아 자동차가 아닌 로봇을 전면에 내세웠다. 2020년 같은 장소에서 선보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에 이어 이번에는 로보틱스와 메타버스로 구현할 ‘메타모빌리티(Metamobility)’란 새로운 먹거리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승부수를 던졌다. 모든 사물의 이동을 돕고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신개념 모빌리티를 통해 이동 경험의 영역을 확장하고 궁극적인 이동의 자유를 실현한다는 게 정 회장이 그린 청사진이다.
정 회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로보틱스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메타모빌리티’로 확장하고 이를 위해 한계 없는 도전을 이어가겠다”며 “현대차의 로보틱스 비전이 인류의 무한한 이동과 진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회장은 지난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함께 현대차 프레스 컨퍼런스 무대에 올라 이목을 끌었다.
정 회장이 메타모빌리티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한 이유는 가상 공간에 머물던 사용자 경험이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현실과 연결되고 사용자가 가상과 현실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이동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모빌리티가 두 세계를 연결하는 접점이 되고 로보틱스가 두 영역을 잇는 매개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의미다.
실제로 현대차는 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사물 등을 가상 세계에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통해 가상을 현실처럼, 현실을 가상처럼 구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메타버스에 구축된 가상의 집에 접속해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면 현실에 있는 로봇이 실제로 먹이를 주는 식이다. 사용자는 현실과의 동기화를 통해 마치 실제로 직접 행동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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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이날 사물의 크기·형태와 무관하게 움직임을 제공하는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nD 모듈), 드라이브 앤 리프트 모듈(DnL 모듈) 등 첨단 로보틱스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현대차 전시의 핵심을 이루는 PnD 모듈은 인휠(in-wheel) 모터와 스티어링·서스펜션·브레이크 시스템 및 환경인지 센서를 하나로 결합한 일체형 모빌리티다. 현대차는 PnD 모듈을 적용한 퍼스널 모빌리티·서비스 모빌리티·로지스틱스 모빌리티·L7 등 네 가지의 애플리케이션 콘셉트 모델을 전시했다.
현대차는 DnL 모듈이 적용된 신개념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의 실물도 공개했다. DnL 모듈은 각 휠이 독립적으로 기능하며 각 휠에 장착된 모터가 몸체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돼 원하는 기울기를 구현할 수 있다. 납작한 직육면체 모양의 몸체에 DnL 모듈 기반의 네 개의 바퀴가 달렸다. 요철·계단·경사로 등에서 몸체를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휠베이스와 조향각을 자유롭게 조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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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인류의 삶에 기여하기 위해 로보틱스에 투자를 하게 됐다”며 “사람과 로봇, 메타버스를 연결하는 커넥티비티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의 도전에는 한계가 없으며 우리는 우리의 한계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CES 2022 기간 동안 약 372평 규모의 공간을 마련하고 ‘미래 로보틱스 비전’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물을 선보인다. ‘리얼리티 존’에서는 PnD 모듈을 기반으로 하는 4종의 콘셉트 모델과 모베드 등 로보틱스 기반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전시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과 아틀라스 등 2종의 로봇 실물도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전시관 중앙 무대에서는 일 3회, 약 20분에 걸쳐 관람객들에게 로보틱스 비전을 소개하고 ‘스팟 댄스 퍼포먼스’와 ‘로보틱스 퍼포먼스’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