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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서는 역시 질서 있는 파산을 유도하는 것과 국유화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두 경우에도 쉬 창업주가 지난 10여년 동안 헝다가 상장된 홍콩 증시에서 배당금으로 챙겨간 80억 달러(9조4000억 원)를 토해내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할 것 같다. 그래야 헝다에 엄청난 자금이 물린 성난 채권자들과 투자자들을 달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파산이든 국유화이든 선택을 하기도 편해진다. 특히 국유화를 하려면 그가 배당금을 토해주는 것이 정말 소망스럽다.
강력한 압박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사태가 더욱 꼬이게 될 때는 형사처벌까지 각오하라는 최후통첩도 했다는 것이 중국 재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경제 평론가 판이즈(范怡志) 씨는 “중국에서는 관(官)이 그 무엇보다도 우선한다. 현재 정부는 그동안 헝다가 자행한 방만 경영에 무척 화가 나 있다. 배당금을 토해내라는 요구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상황이 쉬 창업주에게 아주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중국 정부가 배당금을 토해내라는 요구를 했다면 쉬 창업주로서는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당금을 수령한 것이 불법은 아니나 모럴해저드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그동안의 경영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도 요구되고 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그는 이제 퇴로가 없는 외통수에 몰렸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