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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경화증 환자, ANCA 연관 혈관염 유사 증상 발현 시 적극 검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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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1. 08. 17. 10:29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장기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전신경화증 환자는 검사를 통해 자가항체인 앙카(ANCA)가 검출된 경우 추적관찰 동안 ANCA 연관 혈관염 발생 여부도 챙겨야 한다는 국내 첫 연구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은 이상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와 하장우 전임의 연구팀이 최근 류마티스학 국제 저널인 ‘CER’에 ‘국내 단일기관에서 확인한 전신경화증 환자에서 ANCA 양성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로 연구결과를 게재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 사진
전신경화증과 ANCA 연관 혈관염은 둘 다 희귀 자가면역질환이다. 전신경화증은 콜라겐이 과다 생성·축적돼 피부 일부분이 비대칭적으로 딱딱하게 변하거나 폐·심장·위장관·신장 등 여러 장기 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 대표적 합병증으로 폐동맥고혈압과 간질 폐렴, 음식물이 장을 타고 잘 내려가지 않는 위장관 배출 지연 등이 있다.

ANCA 연관 혈관염은 현미경적다발혈관염, 육아종증다발혈관염(이전 베게너육아종증) 및 호산구성육아종증다발혈관염(척-스트라우스 증후군)을 포함해 체내 모세혈관까지 염증을 일으키는 전신질환이다. 거의 모든 주요 장기에 염증과 손상을 유발할 수 있고 침범하는 장기에 따라서 고열·관절통·근육통·피부발진 등 가벼운 증상부터 신부전·객혈·뇌졸중·심근경색 등 심각한 증상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진단이 매우 어려운데다 치료가 늦을 경우 환자의 10~20%는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조기에 효과적으로 치료할 경우 환자의 70~80%는 질병의 활성도가 매우 낮은 ‘관해’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서 지난 2004년 6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진단된 전신경화증 환자 중 미국과 유럽의 류마티스학회에서 제안한 전신경화증 진단분류기준에 맞고, 전신경화증 진단 시 ANCA 검사를 받은 환자 중 ANCA 거짓 양성을 보일 수 있는 전신질환이나 약 복용 환자는 제외한 17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 평균 연령은 52세, 이들 중 23명이 남성이었다. ANCA는 36명(20.3%)에서 양성이었다. 이는 앞서 호주 연구에서 발표한 8.9%보다 높은 수치로, 한국인 전신경화증 환자 중 ANCA 양성률이 백인보다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호주의 연구결과와 달리 한국인 전신경화증 환자에서는 ANCA 양성이 심각한 합병증 및 사망 빈도와 의미 있는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진단 시 ANCA가 검출됐던 전신경화증 환자 36명 중 3명은 추적관찰 동안 폐·신장·신경 침범의 증상을 보여 해당 장기의 조직검사를 시행해 ANCA 연관 혈관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비율은 약 2.6%로, 호주와 영국 연구에서 조사된 0.23~1.6%보다 높게 나타나 한국인에서는 전신경화증과 ANCA 연관 혈관염 동반 비율이 서양보다 높은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인 환자에서 전신경화증 진단 시 ANCA가 양성으로 검출된 환자에서 ANCA 연관 혈관염으로 진행된 비율이 2.6%로 무시할 수 없다”며 “폐, 신장, 신경 등 주요 장기에 ANCA 연관 혈관염과 비슷한 증상이 있을 때는 조직검사 등의 적극적인 검사를 통해 ANCA 연관 혈관염의 동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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