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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미국 워싱턴주 킹카운티 법원은 빌 게이츠 부부의 이혼을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멀린다 게이츠는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남은 일생에서 우리가 부부로서 같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빌 게이츠 부부는 혼전 계약서를 작성해놓진 않았지만 재산 분할의 기준이 되는 협의이혼계약서에 따라 갈라서게 됐다고 CNN은 보도했다. 협의이혼계약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멀린다 게이츠가 확보한 재산 규모도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양측 모두 상대에게 별도로 지급해야 할 생활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두 사람의 재산 분할을 “공정하고 공평하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이날 기준 빌 게이츠의 순 자산은 1520억 달러(약 175억원)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CNN은 빌 게이츠 부부가 이혼 후 각각 약 760억 달러의 자산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멀린다 게이츠는 이혼 후 따로 개명 신청을 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빌 게이츠 부부는 3명의 자녀를 뒀지만 모두 성인이기 때문에 자녀 양육권이나 양육비에 대한 내용은 이혼 확정 문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빌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는 1987년 MS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했고 1994년 결혼에 골인했다. 이후 세계 최대 규모인 민간 자선단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공동으로 설립했다. 양측은 이혼 후에도 재단을 공동으로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재단 측은 두 사람이 원활하게 재단을 운영해나갈 수 있을지 2년의 시험기간을 두고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크 수즈만 게이츠재단 이사장은 “2년 후 두 사람이 더 이상 공동대표로서 함께 일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멀린다 게이츠가 대표직에서 내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멀린다 게이츠가 사임하게 된다면 별도의 자선단체를 운영할 수 있도록 빌 게이츠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게 된다고 CNN은 전했다.
지난 5월 3일 두 사람은 이혼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혼 발표 이후 빌 게이츠가 지난해 이사회를 떠난 이유가 사내 불륜 때문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면서 추문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