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은행법학회서도 현 내부통제제도 문제 다뤄
은행연, 개선방안 마련 추진
이에 시중은행장들도 모여 은행권 현안과 함께 현행 내부통제제도가 가진 문제들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진행된 은행법학회에서 내부통제 위반을 문제 삼아 금융당국이 행정제재를 일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28일 정기 이사회를 개최한다. 9월 시행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심사를 은행이 맡아야 하는 만큼, 은행들이 떠안게 될 부담과 방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대출규제와 시장금리 상승 등 여러 현안에 대해 논의도 진행할 전망이다.
특히 금융회사 내부통제제도 개선방안도 이번 이사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및 옵티머스 사태 등 잇단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은행과 CEO들이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금융당국으로부터 대거 징계를 받거나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제재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장들은 이번 이사회에서 현행 내부통제제도가 가지고 있는 한계와 함께 개선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은행연합회가 후원한 은행법학회 세미나에서도 ‘국내 금융회사의 내부통제제도 개선방향’을 다뤘다. 임정하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미나에서 “내부통제의 구체적 실행에 있어서는 금융회사가 직접 관련 절차와 기준을 마련해 점검, 조사·감독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율규제 성격을 지닌 것으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시목 법부법인 율촌 변호사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은 금융회사가 준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사항을 금융회사가 이사회 결의를 통해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를 준수해야 하는 명시적인 의무는 부과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금융당국은 최근 내부통제기준 위반 여부가 문제가 된 사안에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재하고 있는데, 이는 지배구조법 제정 취지에 어긋나고,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을 비롯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등이 내부통제 미비 등을 이유로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았다.
이에 은행연합회는 하반기 금융당국에 건의할 내부통제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도 “최근 은행권 내부통제시스템에서 발생한 문제는 법령상 기준도 불명확하고 유사 선례도 없는 상황에서 일어난 것”이라며 “명확성 원칙과 예측 가능성 등을 감안해 징계 측면이 아니라 제도 개선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금융사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내부통제제도에 대해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은행연합회와 은행장들은 제도 개선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통제제도는 그 자체가 금융회사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시중은행장들도 관심이 많은 분야”라며 “은행권 의견을 모아 하반기 제도 개편할 때 방향 등을 건의하겠다고 한 만큼 이번 은행연 이사회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