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저내시경센터는 신경외과, 이비인후과, 안과, 성형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종양내과 등 7개 임상과 15명의 전문의로 구성됐다.
두개저는 머리를 이루는 뼈를 통틀어 부르는 두 개와 밑·바닥을 의미하는 저를 합한 말로, 뇌가 얹혀 있는 두개골의 바닥 부위를 말한다. 이 부위에 발생하는 ‘두개저종양’은 두개골을 통과하는 뇌의 다양한 신경과 혈관으로 인해 환자의 중증도가 높고 치료 또한 매우 어렵다. 두개골의 안쪽 부분이 아닌 바깥쪽에서 기원한 종양이 두개저를 침범하는 경우도 무척 흔하다. 이 경우 코나 귀 등 두경부에서 발생하는 각종 종양에 대해 전문적인 팀에 의한 치료가 필요하다.
의료계에 따르면 두개저종양 치료에서 내시경수술은 효과적이고 안전한 수술법으로 알려져 있다. 머리를 열고 두개저종양 제거 수술을 했지만 종양 주변의 각종 뇌혈관, 뇌신경으로 인한 위험성이 있는 데다가 워낙 깊은 곳에 있어 수술이 위험하고 시간도 오래 소요되는 문제가 있었다. 또 두개골을 열어 뇌를 당기면서 얻은 좁은 공간에서 수술할 수밖에 없어 수술 후 뇌가 부어오르거나 이에 따른 합병증 가능성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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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뇌신경, 뇌혈관의 손상 위험을 줄일 수 있고 피부 절개 역시 최소화할 수 있어 통증을 줄이고 수술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환자의 입원 기간도 단축되는 등 장점이 있다.
두개저내시경센터는 두개저종양 환자를 처음 진단하고 치료를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치료가 이뤄지고 회복하는 과정까지 여러 임상과 의료진의 적극적인 참여로 진행된다. 다학제접근을 통해 최상의 치료옵션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센터 측 설명이다.
신경외과에서는 두개골 안쪽에 있는 종양을 제거하며 주변에 있는 뇌, 뇌 신경, 뇌혈관 등 뇌의 주요 기능과 관계된 모든 구조물을 보존한다. 이비인후과는 코의 등쪽에 있는 코안 빈 곳인 비강과 이와 연결된 부비동에 위치한 종양을 제거한다. 외이도부터 중이를 거쳐 내이도에 이르기까지 귀에 있는 종양도 치료한다. 또 종양내과에서는 남은 종양이 있거나, 종양이 재발한 경우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종양 치료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표적치료제 등의 치료 옵션을 제공하게 된다.
방사선종양학과에서는 종양이 다 제거되지 못하였거나 재발 우려가 큰 종양에 대해 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 영상의학과는 두개저종양의 진단부터 치료 결과 판정까지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며, 성형외과는 종양 제거 후에 발생하는 광범위한 두개저 결손 부위를 복원한다. 안과에서는 안구 및 머리뼈 속에 안구가 들어가 있는 공간인 안와에 위치한 종양을 제거하고, 신경 손상으로 발생한 안과적인 기능 장애를 복원한다.
장종희 센터장(신경외과)은 “여러 과 전문가들이 협력해 고난도 질환인 두개저종양과 질환들을 치료한다”며 “두개저종양에 대한 체계적 치료 체계를 구축해 세브란스병원 두개저내시경센터가 두개저종양 치료의 국내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두개저종양에는 두개저의 가장 깊숙한 ‘사대’라는 곳에서 발생해두개저를 광범위하게 침습하는 척삭종 외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신체의 다양한 호르몬들의 분비를 총괄해 신체 각 부위에 있는 여러 내분비선의 기능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긴 ‘뇌하수체 종양’, 신경외배엽을 기원으로 하는 악성 종양인 ‘후각신경아세포종’, 청신경에서 발생하는 양성종양인 ‘청신경초종’, 뇌 또는 척수에 발생하는 종양인 ‘뇌수막종’, 경정맥에 있는 화학수용체에서 기인한 종양인 ‘부신경절종양’, 안와의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안와종양’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