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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軍 “사망자 부풀려졌다” 주장에 AAPP “근거없어, 학살 은폐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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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1. 04. 22. 09:22

Myanmar Economy Derailed <YONHAP NO-6708> (AP)
미얀마 양곤의 한 시장에서 군부에 의해 구금된 아웅산 수 치 국가고문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제공=AP·연합
미얀마 군부가 지난 2월 1일 쿠데타 이후 700명이 넘는 민간인이 군경에 의해 사망했다는 인권단체의 집계에 대해 “부풀려진 수치”라고 주장하자 해당 인권단체가 “군부의 주장은 근거가 없고 학살의 증거를 은폐하려는 시도”라 반박했다.

22일 현지매체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사망자 수가 부풀려졌다는 군부의 주장에 대해 전날 “군부의 주장은 (민간인 학살) 범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 밝혔다.

앞서 군부는 지난 19일 국영 MRTV를 통해 학살을 전면 부인하며 사망자 수를 대폭 축소해 발표했다. 군부는 “AAPP가 집계한 사망자 수는 부풀려졌고 실제로는 258명이 사망했다”며 해당 사망자들도 “240명은 군경을 먼저 공격했다가 군경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사망했으며, 나머지는 시위대 사이에서 벌어진 싸움과 총격 등으로 사망한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MRTV가 사망자 목록을 내보내는 과정에서 사망자 번호에 624번이 있는 장면이 포착돼 군부가 최소한 624명의 사망자를 파악하고 있다는 의혹도 일었다. 군부가 사망자 258명에 대해서 “대부분이 폭도”라고 주장한 점도 거센 비판을 샀다. 시위대가 서로 총격을 가하는 와중에 숨졌다고 군부가 주장한 3명 가운데는 ‘태권 소녀’로 알려진 19세 치알 신도 포함돼 시민들의 분노를 더했다.
AAPP는 사망자를 부풀렸다는 군부의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AAPP는 피해자의 이름이 포함된 사망자 목록을 매일 발표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나이나 성, 군경에 의해 어디서 어떻게 살해당했는지 등의 세부 정보도 포함돼 있다. 이름을 알 수 없다고 표기된 50여 명에 대해서도 AAPP는 신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AAPP는 “4월 20일 기준 738명이 사망했다는 집계는 부풀려진 것이 아니다”라며 대부분이 정복이나 사복을 입은 군경에 의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망자 수가 부풀려졌다는 군부의 주장은 군부가 저지른 잔혹한 범죄 행위의 증거를 파괴하려는 시도”라며 “우리는 이 불법적인 군대가 반(反) 인도적인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APP는 군부가 1988년 민주화 시위 진압 당시에도 군부가 살해한 실제 민간인 사망자 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군부는 반(反) 쿠데타 시위대에 대한 잔혹한 탄압 행위를 두 달 넘게 이어오고 있다. 톰 앤드류스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조사위원은 2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식통들에 따르면 군부의 무분별한 탄압으로 인해 미얀마에서 약 25만명의 시민들이 난민 신세가 됐다”며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인도주의적 재앙을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가 즉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5만 명이란 수치는 소수민족 거주 지역에 대한 미얀마군의 공습 외에도 군부의 유혈탄압과 각종 조치로 집을 떠나거나 생계에 타격을 입은 국민들을 모두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난민지원 구호단체인 ‘보더 컨소시엄’의 샐리 톰슨 회장도 최근 세미나에서 “미얀마 경제가 붕괴하고 있다. 월급은 더 이상 지급되지 않고 시민들도 안전을 위해 숨으며 생계 수단도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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