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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현지매체 미얀마 나우는 군부가 군인들 가족을 통제하며 군 병력의 이탈을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군인들도 무고한 민간인들을 살해하는데 문제의식을 느끼거나 이를 혐오하고 있지만 가족들이 대가를 치를까봐 걱정돼 시민불복종운동(CDM) 등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매체는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통해 민간인에 대한 군부의 잔인한 처우를 목격한 군인들이 가족 안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군을 떠나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도 지난달 초 제77경보병 사단을 탈영한 툰 미얏 아웅 대위를 비롯해 최소 4명의 군인이 군대를 빠져나와 CDM에 합류했다. 다른 군인들도 속속 탈영해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CDM에 합류한 장교 린 텟 아웅은 “군부대에 사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납치된 것과 같다. 군부가 가족들을 이용해 군인들을 통제하고 자유롭게 행동할 수 없게 한다. 탈영을 하려면 가족들을 데리고 도망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군인들이 명령 때문에 저지르게 된 범죄로 불안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권이 무고한 시민들을 체포하고 고문하고 살해하는 걸 알고 있지만 가족 안전 때문에 어떤 저항도 할 수 없다.
린 텟 아웅은 “군인들은 옳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가족들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다. 군인들도 부당함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탈영 후 소수민족 무장단체에 의해 통제되는 지역에 피신 중인 그는 군인들 가족이 보호받는다면 약 75%는 군대를 떠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쿠데타 이전에도 군인 가족들의 이동은 크게 제한됐지만 사태 이후 통제는 더욱 강화됐다. 한 장교 부인은 “마지막으로 남편과 연락이 된 지 2주가 지났다. 외출도 자유롭지 않다”고 호소했다. 그는 “군부가 남편에게 승진을 원하는지 1~2년의 징역을 원하는지 등을 물으며 협박한다. 군부대에 함께 살지 않는 내가 그의 앞길을 가로 막고 있다고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모든 군인들이 불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군부의 촘촘한 통제 탓에 현재 상황을 접하지 못하고 상부 말을 무조건적으로 믿는 군인들도 다수다. 인터넷 접속이 안 되고 군부 입맛에 따라 운영되는 군 소유 방송을 통해 나오는 이야기가 모두 진실이라고 믿는 현상이다. 그는 “군부대에 함께 거주하는 군인의 가족들은 진심으로 이번 쿠데타가 부정 선거 때문에 일어났고 권력을 이양하기 위한 선거가 1년 후 실시될 걸 믿는다”고 언급했다.
군부는 군 병력 이탈을 막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선전에 주의하고 탓마도(미얀마 군) 내에서 단결하라”라는 식으로 통제를 강화한다. 지난달 말 미얀마군 기지를 공격한 후 군인을 심문한 카렌민족연합(KNU) 소 보 쩌 헤오 부사령관은 “병사의 경우 가족과 연락도 못하고 SNS 접근도 할 수 없다. 어떤 (물질적) 혜택도 누리지 못하고 있고 정신건강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