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는 오는 4월 7일부터 14일까지 울산1공장의 휴업을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간 약 31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울산1공장에서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와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휴업이 코나는 전방 카메라 반도체 공급 부족, 아이오닉 5는 모터·인버터 감속기 등 구동 부품인 PE모듈 수급 차질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PE모듈은 현대모비스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일부 생산 설비에서 문제가 발생하며 당초 계획된 물량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아이오닉 5의 다음달 생산계획을 기존 1만대에서 2600대로 축소했다. 코나의 경우 이번 휴업으로 약 6000대의 생산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기아는 다음달 화성공장 특근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되면서 현대차·기아의 생산차질이 확대될 수 있다는 데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반도체 공급망을 점검하고 반도체 부족을 조기에 인지해 재고를 집중관리해온 덕에 다른 경쟁사 대비 버틸 수 있었지만, 다음달부터 생산차질이 본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기아는 반도체 재고가 빠르게 소진됨에 따라 특근을 줄이고, 비인기 차종 감산을 통해 반도체를 최대한 인기 차종으로 전환시켜 생산을 유지하고 있지만, 점차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주 단위로 반도체 재고를 점검하고, 직접 반도체 제조사와 접촉해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이오닉 5의 생산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현대차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휴업으로 출시 및 고객 인도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오닉 5는 지난달 국내 사전계약 첫날 2만2760대라는 신기록을 세웠고, 유럽에서도 사전계약 물량 3000대가 완판된 바 있다.
한편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가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컨설팅회사인 알릭스파트너스는 올해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의 매출 손실이 610억 달러(약 6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