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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中 공장 방화 둘러싸고 옥신각신…현지선 ‘태극기 찾아 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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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한미진 양곤 통신원

승인 : 2021. 03. 16. 15:54

캡처
미얀마 양곤에 위치한 한국계 봉제공장의 입구에 태극기가 걸려있는 모습. 지난 14일 양곤 외곽에 위치한 중국계 공장들이 알 수 없는 무리들로부터 방화 공격을 받은 사건을 둘러싸고 현지 한국 공장들도 긴장하고 있다./사진=독자제공
미얀마에서 최근 중국계 공장들이 방화 약탈을 당한 사건을 두고 중국과 반(反) 쿠데타 시위대가 서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에서는 한국 공장들이 중국 공장으로 오인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공장에 게양할 태극기를 찾아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은 지난 14일 오후 미얀마 수도 양곤에 있는 중국계 공장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사관 측의 주장에 따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이 쇠파이프와 손도끼로 무장하고 출입문을 부수고 공장에 난입해 불을 질렀다. 확인된 피해 규모만 32군데 공장에서 2억4000만 위안(한화 약 420억원)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장에 방화와 약탈을 저지른 이들의 정체는 현재 오리무중이다. 미얀마 주재 대사관을 비롯한 중국 정부 측과 관영 언론들은 미얀마 쿠데타를 ‘미얀마 국내 문제’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은 “일부 적대세력이 국내 문제를 중국과 연계시켜 이익을 증진하려고 한다. 모든 폭력 행위를 중단할 보다 효과적인 조처와 가해자 처벌을 촉구한다”고 주장하며 중국 기업 및 중국인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요구했다.

이번 사건이 양국관계를 이간질하려는 반중 세력의 소행이라는 것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6일 중국계 공장에 대한 공격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이었다는 중국 교민들의 발언을 전했다. 신문은 특히 이번 공격이 서방의 일부 반중 세력과 홍콩 분리주의자의 영향을 받은 현지 주민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얀마 국민들은 “우리는 비폭력·평화 시위를 하고 있으며 중국 공장에서 벌어진 사건은 미얀마 군부의 자작극”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수많은 미얀마인들이 군경에 의해 살해되는 동안 중국은 공장이 불탔다고 미얀마 군부에게 더 효과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미얀마군이 국민들을 죽이라는 것이냐”며 강력히 반발했다. 현지에서는 중국 당국의 발표에 대해 “군부의 자작극과 중국 정부의 가짜뉴스”라는 비판이 쇄도하며 중국에 대한 반감도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미얀마 현지 한국공장들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얀마 한인회는 봉제협의회에 태극기 20장을 먼저 배포하고, 전성호 전(前) 미얀마 한인회장도 소유하고 있는 30장의 태극기를 봉제회원사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공장이 중국공장으로 오인받아 피해를 입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자구책인 셈이다.

약 130여 개의 한국 봉제공장이 진출해 있는 미얀마에서는 현재 태극기를 받지 못한 교민들이 태극기를 찾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쿠데타 이전에는 통상 3~4주 정도면 전달받았지만 지금은 최소 6~8주가 소요될 만큼 물류상황이 열악하다. 현지에서는 부족한 태극기를 미얀마 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추가로 공수하거나 현지 제작을 통해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공장들은 사실상 가동을 멈췄다. 반(反) 쿠데타 시위와 군부 계엄령 등으로 출근하는 노동자들이 줄어든 탓이다. 양곤 외곽에 위치한 한국계 A봉제공장 관계자는 아시아투데이에 “현재 공장 입구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한편 구글맵과 소셜미디어 등의 정보란에 ‘한국(Korea)’라는 표현을 추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한국 공장은 태극기 게양이 자칫 반(反)쿠데타 시위대의 방화·약탈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게양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엔은 15일(현지시간) 미얀마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미얀마에서 현재까지 최소 138명의 시위자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히며 국제사회의 연대와 대응을 촉구했다. 사사 미얀마 유엔 특사는 16일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가 이번 유혈 사태를 방관한다면 미얀마 국민은 스스로를 방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큰 내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한미진 양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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