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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프랜차이즈, AI 확산에 부담 가중…“10월까지 공급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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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승인 : 2021. 02. 24. 06:00

프랜차이즈 본사가 원육 가격 인상분 감내…소비자 가격 인상은 당분간 없을 듯
종계 살처분에 육계·부분육 공급 불안
"올해 통상 AI 확산 시기보다 길어져…심각한 상황"
살처분되는 친환경 닭들<YONHAP NO-2689>
지난 19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의 산란계 농장인 산안농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대규모 살처분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육계를 구하기가 힘들어진 데다,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공급가 상한제로 본사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공급 부족 여파가 빨라도 5~6월, 늦어지면 10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업계는 지난해 AI 발생 직후 공급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대응팀을 일찌감치 운영해 왔지만, 예년보다 길어지는 AI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23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육계생계의 ㎏당 가격(운반비포함)은 육계생계 대(大)와 육계생계 중(中)이 1990원을, 부분육인 날개의 가격은 6730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1년 전(2020년 2월 23일) 가격 대비 각각 5.5%, 5.6%, 4.2% 오른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AI가 안정되는 시기인 3월과 비교하면 가격 상승 폭은 더 커진다. 지난해 3월 육계생계 대·중·소, 부분육 날개 가격 대비 이달 가격은 각각 36%, 33.6%, 25.2%, 28.3% 올랐다.

일반적으로 AI가 발생하는 겨울철에는 공급량이 부족해 육계 등의 가격이 오른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AI 확산이 길어지고, 방역 조치도 강화되면서 감염되지 않은 닭도 살처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날개와 같이 물량 자체가 적은 부분육의 공급 부담은 더 커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AI 발생 농가에서 3㎞ 안에 있는 닭들을 모두 살처분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육계를 생산하는 종계가 살처분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현재 육계 확보를 위해 모든 노력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AI는 산란계에 주로 감염이 많이 됐고, 육계는 감염된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럼에도 방역지침으로 육계까지 모두 살처분되면서 물량확보 자체가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번 육계 공급 부족 사태가 단기간에 안정화 되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점이다. 육계용 병아리를 낳는 종계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새로운 종계를 사육하는데 시간이 필요해서다. 새로운 종계의 성장 속도 등을 고려하면 지금보다는 3~4월부터 공급 물량 확보가 더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의미다.
통상 종계가 알을 낳고 부화하는데 1개월, 병아리가 상품 가치가 있는 육계로 성장하는데 1개월이 걸린다. 1개월 반에서 2개월이면 약 1.5㎏의 육계가 된다. 이를 도계하면 우리가 먹는 프라이드 치킨에 사용하는 1~1.2㎏ 크기의 닭이 된다.

한 육가공 도매업체 관계자는 “6월까지는 수급밸런스가 무너진 것 같다. 특히 부분육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치킨 가격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치킨 가격 상승은 없다는 것이 업계 입장이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가 육계를 가맹점에 공급할 때 공급가를 어느 이상 올리지 않는 공급상한제가 도입돼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상한으로 정한 가격 이상으로 원재료 비용을 고스란히 안고 가는 구조다. 실제로 bhc의 경우 1~3월 동안 가맹에 육계 공급과정에서 본사가 떠 안는 비용은 6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분육 비중이 높은 교촌과 BBQ 역시 공급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는 만큼, 이들 3사의 비용부담은 200억원(추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프랜차이즈 본사의 육계 확보가 원활하지 않아 가맹점 공급이 줄게 되면, 고정비 부담이 있는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을 본사에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가격이 기존 대비 1~1.5배는 오른 상태지만 현재는 본사가 그 부분을 감당하는 것으로 가고 있다. 때문에 소비자 가격이 오르는 상황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며 “일부 대형 프렌차이즈에서 품절상황이 발생할 만큼 현 상황은 어려운 상태로 장기화되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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