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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버마 국민들과 뜻을 함께한다”며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와 평화롭게 집회를 열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버마는 미얀마의 옛 이름이다. 미얀마란 이름은 군부가 바꾼 것으로, 미국 국무부는 버마라는 예전 명칭을 사용하면서 미얀마 군부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하고 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앞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쿠데타 후 첫 TV 연설에서 새로운 총선을 통해 정권을 이양하겠다는 발표에 대해 “애당초 가능성이 없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미얀마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한 데 대해서도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쿠데타에 대응하기 위해 미얀마에 대한 원조제한과 제재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으로선 군부에 의해 구금 중인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과의 접촉이 어려워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국은 수 치 고문과 공식·비공식적으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얀마 사태에 소극적인 중국에 대해 규탄 움직임에 동참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이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중국의 역할 부족에 대해 분명히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미얀마 군부의 우군인 중국은 쿠데타를 미얀마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간주하며 개입을 회피하고 있다. 중국 일부 언론은 ‘쿠데타’라는 단어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5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의 첫 통화에서 버마 군사 쿠데타를 비판하는 국제사회에 중국이 동참할 것을 압박했다. 하지만 양제츠 정치국원도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미중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 발생한 미얀마 사태는 인권 문제를 우선과제로 삼고 동맹과 관계를 재건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 공약의 시험대가 됐다. 이에 미중 갈등 해소를 기대했던 중국에게는 미얀마 사태가 미중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