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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DA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에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모더나 백신은 20일부터 미국 각지로 배포를 시작한다. 이후 CDC의 자문기구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의 백신 권고를 CDC 국장이 승인하면 즉시 접종이 진행될 예정이다. 뉴욕타임즈(NYT)는 19일 ACIP 회의에서 승인이 이뤄져 이르면 21일부터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 전했다.
민간 기업이 독자 개발한 화이자 백신과 달리 모더나 백신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개발과 임상 시험에 관여했다. 보건복지부의 앨릭스 에이자 장관은 “신종 바이러스가 나온 지 1년 안에 2개 백신이 승인 및 배포되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초고속 작전’의 민관 협업이 스타트업인 모더나가 FDA 승인을 받는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모더나 백신은 연방 정부가 보급 작업을 직접 주관하게 된다. 미국은 모더나 백신에 화이자의 백신 200 만회 접종분을 합쳐 다음 주 모두 790만 회 접종분의 백신을 전국에 배포할 계획이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과 동일하게 mRNA 신기술을 사용했다. 체내 단백질을 만들어 면역력을 생성하는 방법으로, 95%의 예방효과를 자랑한다. 또한 화이자 백신과 마찬가지로 2회 접종이 기준이다. 다만 모더나 백신은 4주 간격으로 2차 접종하며, 65세 이상 노인과 중증 환자 예방 등에서 화이자보다 탁월하다고 알려졌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과 달리 ‘콜드체인’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콜드 체인’은 저온 유통 시스템으로, 앞서 승인돼 상용 중인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이상의 초저온 보관 기준으로 추가 운송비용이 발생했다. 이와 달리 모더나 백신은 일반 가정용 냉장고의 표준 온도인 영상 2.2∼7.8도에서 최대 30일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뿐 아니라 소량 운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팔라우 등 오지로도 보급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값비싼 비용이다. 모더나 백신의 1회분은 약 35달러(약 3만 8천 원)으로 19.50달러(약 2만 1천 원)인 화이자 백신보다 1~2만 원가량 더 높게 책정되었다. 벨기에 예산부 장관 에바 드 블리커가 공개한 유럽연합(EU)의 백신 구매 가격도 1회 투여분 기준 화이자는 12유로(약 1만 6천원)인 반면 모더나는 18달러(약 1만 9천원)로 더 높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이 팬데믹과의 전쟁에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1년도 안된 기간에 백신 2종이 개발된 것은 “혁명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NIH 프랜시스 콜린스 원장도 “하나가 아닌 두 개의 안전하고 효과가 탁월한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과학적 성취이자 팬데믹 종식을 향한 중대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초단기간 개발된 백신에 대한 불신과 접종 후 알레르기 반응 등 부작용 문제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