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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반도체 신화를 일군 고인을 기념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이 같은 아이디어로 고인을 기념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성사업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시작된 곳으로 이 회장의 애착이 큰 곳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2004년 반도체 사업 30주년 기념 행사를 포함해, 2003년, 2010년, 2011년 등 화성캠퍼스에 4차례 방문했다.
이 때문에 이날 이 회장을 태운 운구차는 수원 가족 선영으로 이동하기 전 화성사업장에 25분간 머물렀다.
특히 이날 고인이 2010년과 2011년 기공식·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임직원들을 격려했던 16라인 앞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등 유가족들이 모두 하차해 이 회장의 영상을 시청했다.
이 때 방진복을 입은 남녀직원이 16라인 웨이퍼를 직접 들고 나와 고인을 기렸고, 유가족들은 버스 탑승 전 임직원들에게 고개 숙여 깊은 감사를 표시했다고 삼성측은 밝혔다.
또 이날 수천명의 화성사업장 임직원들은 국화꽃을 들고 나와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전현직 주요 경영진과 임원, 직원들 뿐 아니라, 협력사 직원들, 인근 주민들도 나와 고인과 작별인사를 했다. 이들 중 일부는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화성사업장을 마지막으로 둘러본 이건희 회장은 마지막 종착지인 수원 가족 선영에서 78년의 생을 마감하고 영면에 들었다. 수원 선영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부모와 조부가 잠든 곳이다.
한편 유족들은 이날 오전 삼성서울병원에서 비공개로 영결식을 엄수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영결식은 이수빈 삼성 상근고문(전 삼성생명 회장)의 약력보고와 고인의 고교 동창인 김필규 전 KPK 회장의 추억, 추모영상 상영, 참석자 헌화 순서로 진행됐다.
이 고문은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신경영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고인의 삶을 회고하다 “영면에 드셨다”는 부분을 읽다가 목이 메인 듯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김필규 전 회장은 이 회장을 추억하며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말인 ‘승어부(勝於父)’를 언급했다. 김 전 회장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건희 회장보다 승어부를 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은 “부친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건희 회장이 부친을 능가하는 업적을 이루었듯이 이건희 회장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재용 부회장은 새로운 역사를 쓰며 삼성을 더욱 탄탄하게 키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고인의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이건희 회장의 비범함,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몰두하는 모습, 반도체 산업 진출을 아버지인 선대회장에게 진언한 일화 등을 회고했다.
또 이 회장이 도쿄 유학시절 지냈던 방에 가득했던 라디오, TV를 모두 분해해 재조립하고 있던 모습을 본 이 부회장의 고교 은사 한우택 선생님의 경험담도 소개했다.
이후 발인에는 이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삼성전자 권오현 상임고문,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정현호 사업지원TF 사장, 이인용 사장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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