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다 질 우선…인사개혁에도 적용
삼성 글로벌기업으로 이끈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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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경영은 그가 2002년 “제트기가 음속의 2배로 날려고 하면 엔진의 힘만 두 배로 있다고 되는가. 재료공학부터 기초물리, 모든 재질과 소재가 바뀌어야 초음속으로 날 수 있다”고 처음 언급하면서 나온 용어이다. 삼성이 초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 기존 경영방식을 버리고 새롭게 변화해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는 의미다.
1993년 삼성이 만든 제품은 동남아 등 일부 시장에서 부분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을 뿐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고객으로부터 외면받고 있었다. 당시 이 회장은 “이대로 가다간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환이 필요했다. 이는 양(量)이냐 질(質)이냐의 선택이었고, 동시에 ‘국내 제일에 머물 것인가’와 ‘세계 시장으로 나가 초일류로 도약할 것인가’의 선택이었다.
그래서 세상에 나온 게 이 회장의 ‘신경영’이다. 그는 1993년 신경영 선포 당시 “삼성은 이제 양 위주의 의식, 체질, 제도, 관행에서 벗어나 질 위주로 철저히 변해야 한다”며 “양과 질의 비중을 5:5나 3:7 정도로 가자는 것이 아니라 아예 0:10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이 회장의 경영철학은 ‘사람’에게도 적용됐다. 1997년 기회균등, 능력주의, 여성 인력 확대를 시행하며 당시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학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게 했고 같은 직급이라도 연봉이 4배까지 차이가 나는 성과주의 조직 문화를 정착시켰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고 할 만큼 변화를 강조하며 양보다 질을 앞세운 이 회장의 기업가 정신은 오늘의 삼성을 만든 원동력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