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재조짐 부각
코로나 재확산도 중요 요소
기존 성장주 위주 투자 유효
장기 유망업 '2차전지·전기차'
아시아투데이 오경희·장수영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 코로나19 재확산과 백신 개발’.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꼽은 하반기 증시 최대 변수다. 오는 11~12월 예정된 미 대선에서 반시장적 성향을 가진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 둘 중 누가 당선되도 경기 침체기 극복 전략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미중 갈등이 지속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미 대선이 증시 흐름을 좌우하진 않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부동산 규제, 저금리 기조 등으로 주식 시장에 꾸준히 투자할 가능성이 높고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코스피 상승 재개의 변곡점은 코로나19 재확산과 백신 개발 여부를 지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시 내수 및 경제활동 위축이 불가피하기에 중요한 변수 중 하나기 때문이다. 리서치센터장들은 3~4분기 중 글로벌 톱 티어 백신 개발 업체들의 임상 3상 결과 발표시 성장주 랠리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9~10월 중 코로나19 진정 국면에 진입하면 국내외 부양책 기대가 반영되면서 강세장이 재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불확실성 확대에도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기존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 업종의 주도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 전략으로는 기초체력이 튼튼한 성장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아시아투데이’가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6인(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하반기 국내 증시 전망을 조사한 결과 미국 대선이 가장 주요한 이슈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가 주를 이뤘다.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결과에 따라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부각되는 등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 대선이 있는 해의 9~12월까지 수익률은 대선이 없는 해의 수익률 대비 3%포인트 이상 부진했던 경험이 있어 연말까지 수익률 관리가 필요하다”며 “기존 주도주 내에서 펀더멘탈이 뒷받침 되는 업종, 종목 중심의 선별적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든 당선 시 법인세율 인상에 대한 우려와 미국 민주당의 대(對) 중국 정책인 ‘피봇투아시아(Pivot to Asia)’ 정책으로 미중관계가 예상과 달리 현재보다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급격히 상승한 증시에 단기적인 충격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여부도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의 2차 확산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9월 중순까지는 가격 급등에 따른 조정에 성장 눈높이 조정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며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는 2050~2550포인트”라고 추정했다. 이어 “9월 중순 이후 재상승 가능하지만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내년 경제에 대한 시각 조정 가능성으로 추가 상승보다는 박스권 움직임을 예상한다”며 “화폐가치 하락을 효과적으로 헤지할 수 있는 성장성 높은 우량주식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빠르게 많이 상승한 증시가 한국 증시”라며 “개인투자자 주도로 상승한 만큼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우려는 추가적으로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가능성 있다”고 진단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들이 남아있는 가운데 대응 전략은 국내 증시를 주도해 온 기존 성장주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 일상화로 비대면이 테마를 넘어 산업 변화의 주가 되고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기업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200포인트선 미만에서 비중을 늘리는 전략 유효한데 박스권 상단에서 성장주 비중을 줄이고, 하단에서 성장주 비중을 늘리는 전략 추천한다”며 “개인 수급 영향권에서 자유로운 통신 업종과 언택트·중국 소비 성격을 띤 게임 업종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중장기 유망 업종은 2차전지와 전기차 테마로 보이는데, 내년 이익 턴어라운드에 순기여도 높은 업종과 종목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경기부양 등의 정부정책과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익 상향 조정이 가능한 기업 중심으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