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전까지 LG화학 7264억 '1위'
18일부터 삼성전자로 몰려 6277억
외면받던 조선업·금융주도 상승세
기존 반도체·배터리·게임도 긍정적
당분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개인자금 유입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구조가 장기화되고, 경기 회복 기대감이 낮아져 앞으로도 우량주를 중심으로 한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의 선호 모멘텀이 뚜렷한 대형주의 수급 동향이 긍정적일것으로 전망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이후 불거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시장에서 1조83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조6129억원, 544억원을 순매도하는 동안에도 개인이 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여전히 증시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투자심리는 달라졌다.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줄면서 안정세를 보이던 이달 14일 이전까지는 성장주에 집중했다면, 18일부터는 가치주로 분류되는 대형주에 더 투자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초부터 14일까지는 2차 전지 사업 기대감이 높은 LG화학을 가장 많이 샀다. 10거래일동안 726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외에도 비대면 대장주 카카오(4794억원)와 NAVER(1464억원), 수소경제를 주도하는 현대차(4609억원)를 주로 매수했다.
그러나 지난 18일부터 28일까지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627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우선주에도 2030억원이 몰렸다. 이외에도 증시에서 외면받았던 대표적 경기 민감주인 조선 업종 한국조선해양(755억원)이나 금융주 신한지주(553억원)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투자자들은 그동안 주가 상승 흐름에서 외면받았지만 기초체력이 탄탄한 기업들에 다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에쓰오일(501억원)과 포스코(497억원)가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새로 이름을 올려 이런 흐름을 반증한다. 정유주와 철강주는 그간 경기 부진 여파에 주가가 회복되지 않아 저평가됐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이후 미래가치보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돌아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업계에서도 최근 증시가 조정국면에 돌입한 만큼 대형 우량주 위주로 투자하라는 조언을 내놓은 바 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중소형 성장주의 경우 주가 랠리만큼 ROE 등의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 성장주나, 실적 개선이 확인된 가치주로 투자 대상을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2차 확산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8월에도 개인 자금은 주도주 업종과 실적 개선을 시현한 업종에 집중됐다”며 “경제지표에 대한 민감도는 낮아진 상황이라 기존 주도주를 중심으로 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의 가치주 약진은 순환매의 영향이라고 판단하는 시각도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개인 투자자의 선호는 모멘텀이 뚜렷한 대형주에 집중되는 만큼 기존 주도주인 BBIG(반도체, 배터리, IT소프트웨어, 게임)의 수급 여건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시장 색깔 변화는 기술주의 연속 상승에 대한 조정 성격이 짙기 때문에 주도주 변화를 언급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