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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망순역지’ 장마에도 문제없는 신일전자…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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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록 기자

승인 : 2020. 08. 25. 06:00

장마로 인한 변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극복
4~6월은 선풍기, 7~8월은 제습기로 매출 끌어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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齒亡唇亦支(치망순역지·이가 없으면 입술에 의지한다).

현재 신일전자의 사정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사자성어다. 신일은 국내 선풍기 시장 1위의 강자다. 하지만 올해 장마가 선풍기 판매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부실해졌지만 ‘입술’은 건재했다. 신일의 입술은 바로 제습기다. 물론 회사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품목은 선풍기지만, 가장 높은 부가가치는 제습기에서 발생된다. 따라서 조직 내부에서는 “장마와 붙어볼 만 하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제습기 판매 260% 상승...변수마저 없앤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여름은 역대 최장 기간인 54일의 장마를 기록했다. 당연히 선풍기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들의 6월 24일~8월 16일까지의 장마 기간 선풍기와 서큘레이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선풍기(가정 및 공업용, 에어서큘레이터 포함) 시장 점유율 41%를 차지하는 신일에게 장마는 불청객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선풍기는 신일의 주력 상품으로 회사 실적까지 좌지우지 한다. 지난해 기준 선풍기는 673억2200만원의 매출을 올려 회사 전체 매출의 76.66%를 차지했다.

신일관계자는 “올해 8월 15일까지 선풍기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50만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한 해 실적의 대부분이 여름에 집중되는 만큼 이번 장마는 신일에겐 변수로 작용했음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제습기 판매가 늘어났다는 점은 선풍기 판매 정체를 메꾸고도 남을 정도의 호재로 작용 중이다.

올해 7월1일부터 8월15일까지 신일의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60% 증가했다. 습기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진 만큼 당분간 판매 상승이 지속될 것이 확실시 된다.

물론 2019년 기준 회사 매출에서 제습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9.42%로 선풍기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신일이 조용히 웃을 수 있는 이유는 제습기가 선풍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부가가치 품목이기 때문이다.

◇제습기는 고부가가치 제품, 상반기 상승세 지속
회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생산되는 선풍기의 평균 가격은 5만9782원이다.<그래픽 참조> 반면 제습기의 경우 26만5899을 기록했다. 선풍기의 4배 이상 되는 규모다. 그만큼 회사가 가져가는 이익도 높을 수밖에 없다.

전체 흐름도 나쁘지 않다. 신일의 상반기 누적 매출액이 8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억원, 당기순이익은 52억원으로 무려 147%, 221% 상승했다.

이에 신일은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이어진 연휴 기간의 이른 더위와 6월 무더위로 선풍기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7~8월 선풍기 판매가 다소 줄어들 지라도 제습기가 그 틈을 메꾼다면 올해 1년 농사 역시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신일이 기대하는 부분은 제습기뿐만이 아니다. 이 회사는 최근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위생가전과 개인관리 제품까지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의류 살균 기능을 갖춘 ‘핸디 스티머’와 1인 가구나 소가구도 사용하는 ‘미니 의류건조기’ 등이다.

회사 관계자는 “소형가전을 중심으로 필수가전을 물론 세컨드 가전까지 출시하고 있다”며 “이들 제품이 뒷받침 된다면 ‘장마’는 물론 다른 변수들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성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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