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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마트팜으로 채소를 브랜드화한다…김혜연 엔씽 대표 “부르는 게 값인 농작물…가격 표준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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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림 기자

승인 : 2019. 10. 03. 13:11

엔씽 김혜연 대표
김혜연 엔씽 대표/제공=엔씽
“상추는 한 여름에 1kg당 약 5만5000원까지 가격이 폭등하는데, 오히려 퀄리티는 1500원일 때가 더 좋다. 농작물은 부르는 게 값이다. 유통 상인도, 농부도 아무도 가격을 모른다. 이게 문제다. 우리는 1년 내내 완전히 균일한 가격에 작물을 유통, 판매할 수 있다.”

지난달 6일 서울 강남구 소재의 엔씽 사무실에서 만난 김혜연 엔씽 대표는 날씨와 환경에 영향을 받아 편차가 심한 작물을 균일하게 생산, 유통, 판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베리베지(VERY VEG)’라는 채소 브랜드를 만들어 최초로 농작물 가격의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엔씽(n.thing)’은 지난 2014년 1월 김 대표가 설립한 IoT(Internet of Things) 모듈형 수직농장 스타트업이다. 엔씽은 자체 개발한 모듈형 스타트팜 ‘플랜티 큐브(PLANTY CUBE)’를 통해 연간 13작기를 운영, 전통노지농업 대비 생산성을 100배 향상시켰다. 플랜티 큐브는 IoT 센서와 재배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내 재배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컨테이너형 수직농장이다. 플랜티 큐브를 이용하면 365일 균일하게 작물을 재배할 수 있고, 기존 농장 대비 같은 면적에서 약 40배 이상의 신선 채소와 특수 채소 생산이 가능하다. 현재 플랜티 큐브 내에서 재배 가능한 작물 종류는 4~50가지 정도다.

엔씽은 플랜티 큐브를 운영하기 위해 운영 체제(OS, Operating System)을 개발했다. ‘큐브 OS(CUBE OS)’는 플랜티 큐브(농장) 내에 있는 IoT 센서를 활용해 농장 환경을 원격으로 모니터링 및 컨트롤하고 신선채소 재배 데이터를 수집, 활용하는 스마트팜 운영 시스템이다. 큐브 OS를 통해 재배된 작물을 일컫는 브랜드명이 바로 베리베지다. 베리베지는 플랜티 큐브 내에서 환경 제어를 통해 균일하고 안정적으로 생산돼 수확과 동시에 레스토랑에 전달된다. 현재 베리베지는 성수동에 위치한 수제버거 레스토랑에 유통 중이다.

김혜연 대표는 “커피의 경우 같은 원두라도 스타벅스, 커피빈 등 수많은 브랜드가 있다. 특정 커피 브랜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브랜드를 가지 않으면 된다. 커피 자체를 불매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살충제 계란 대란이 있었을 때를 떠올리면, 계란 전체를 먹지 않게 된다. 소비자들이 먹지 않게 되면, 농가들이 망하게 된다. 좋아질 방법은 없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 B, C 라는 브랜드가 있는데 C에서 문제가 생기면 C를 먹지 않으면 되는데, A, B, C 전체를 안 먹게 되면 문제다. 브랜드가 중요한 이유다”며 “베리베지라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채소 브랜드를 만들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베리베지를 가능케 하는 플랜티 큐브는 △기후변화·식량부족 대안 △물 절약 △유통 거리와 시간 절감 △노동력 절감 등 사회적·경제적 효용성을 갖고 있다.

우선, 농업은 기후 변화를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받는 산업이다. 또 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인해 대규모의 식량을 생산해야 하는 이슈도 있다. 김 대표는 “스마트팜 사업을 통해 환경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이 될 뿐만 아니라 생산효율도 뛰어나다. 기존 농업 대비해 40~100배 정도 생산 효율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경재배 방식으로 작물을 기르고 있기 때문에 일반 농업 대비 90% 이상 물을 절약하고 있다. 또 농약도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다”며 “물류 프로세스로 보자면 기존에는 생산자-소비자까지 5~6단계에 거쳐 유통됐던 것을 최소 1~2단계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유통 거리와 유통 시간이 줄어든다. 또 노동집약적인 기존 농업과 달리, 저희는 시스템으로 작물을 자동으로 재배 및 관리할 수 있다. 다만 재배 데이터, 재배 환경 분석, 특수 작물 재배 등 수직농장 분야에서 전문 인력이 양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엔씽은 기존 1차 산업(농업)을 2차 산업화(제조업)해 모든 작물들이 안정적으로 재배되고, 퀄리티도 균일한 혁신을 꾀하고 있다. 김혜연 대표는 “1차 산업과 2차 산업의 큰 차이는 ‘불확실성’이다. 농업은 안정성, 생산량 등이 불확실한 반면, 제조업은 대량생산하고, 퀄리티가 균일, 안정적으로 생산한다”며 “우리의 사업은 1차 산업을 2차 산업화하는 것이다. 모든 채소들을 안정적, 높은 퀄리티로 균일하게 공급하고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리베지를 통해 수요를 예측하고 수요만큼 생산해 유통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의 ‘온디맨드(on-damand, 주문형)’ 형식도 노리고 있다. 김 대표는 “원재료(채소)들의 가격이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차이가 심하다. 공급이 전혀 되지 않게 될 경우 샐러드, 카페, 햄버거 등 레스토랑들은 문을 닫아야 한다. 우리는 이걸 가능하게 해 산업적으로 큰 파급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플랜티큐브
스마트팜 스타트업 ‘엔씽’의 모듈형 농장 ‘플랜티 큐브’/제공=엔씽
따라서 창고형과 컨테이너형 농장을 합친 모듈형 농장인 ‘플랜티 큐브’는 다른 스마트팜 경쟁사와 비교해 △빠른 확장성 △초기시장 단가 절감 △디자인, 큐브 OS, IoT 센서, LED 등 자체개발 등을 통해 약 50% 이상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올 하반기 엔씽은 △잎채소 △허브 △특수채소 등 3개 카테고리에서 △새싹채소를 추가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딸기를 더한다.

김헤연 대표는 “우리의 바람은 신선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전세계에 공급하고 싶다”면서 “기존 자동차, 금융 등 모든 전통산업들이 IT와 결합하면서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따라서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어떻게 할 지 규정하고 규제하기 보다는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당장 규제는 없지만 ‘규정이 없으면 해서는 안된다’라는 인식이 있다. 스마트팜을 농장으로 볼 것인지, 공장으로 볼 것인지. 스마트팜 경우 농장은 비닐하우스나 유리하우스까지는 규정돼 있지만, 컨테이너로 농장을 만든 사례가 없어 규정도 없다”고 덧붙였다. 정의나 지침이 없어 사업을 진행하기에 의문점이 많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김 대표는 국내에서 대부분 적용 중인 포지티브 규제(Positive)보다 네거티브 규제(negative)로서의 변화를 강조했다.

한편, 엔씽은 아랍에미리티(UAE) 아부다비에 플랜티 큐브를 수출하는 PoC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경기도 용인에 모듈형 스마트팜 단지를 구성해 연간 30돈 규모의 작물을 생산, 직배송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식전문기업 (주)SG다인힐과 건강한 식자재 유통 서비스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장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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