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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신을 보호·조절하는 힘…통제력 키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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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9. 05. 30. 09:58

황혜정 심리치유센터 해내 센터장 및 심리상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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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가슴 속에서 욱하는 감정이 억누를 수 없이 치솟아 오릅니다. 이성을 잃을 정도로 정말 눈에 보이는 것이 없이 화를 내고 싸움을 하게 됩니다. 제발 오늘은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지만 제 의지와 다르게 상황이 저를 그렇게 만드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올해 28살이 된 김모씨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얼마 전에도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통제할 수 없는 분노에 휩싸여 술병을 깨고 집기를 부수며 친구와 다퉜다고 합니다.

그가 어렵게 취업을 했다고 하니 친구는 “백수 생활 마치고 이제 고생 좀 하겠네”라고 했는데 자신을 무시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이 발언이 화근이 돼 경찰까지 출동한 데다 깨진 술병을 휘둘러 친구에게 폭행으로 고소까지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이번 경우뿐만 아니라 최근에 잦은 분노 조절의 실패로 크고 작은 다툼이 많았고 화를 낸 후에는 후회감과 죄책감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심리적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이런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 화를 내지 않고 어떻게 잘 참고 극복을 할까요? 타고난 긍정적인 성격일까요? 아니면 잘 참는 스타일일까요? 우리가 흔히 분노조절장애라고 부르는 욱하는 감정의 반응은 ‘외상 후 격분 장애(post-traumatic embitterment disorder)’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외부의 자극을 받은 후 그 자극에 대해 화를 내는 것을 뜻합니다. 위의 사례는 외부의 자극인 친구의 말에 격분을 한 경우입니다. 이 자극이 어떤 사람에게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못해 아무렇지 않지만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경우에는 그 자극이 도화선이 돼 가슴 속 화에 불을 지피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화를 내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무시한다’는 감정입니다. 이 감정은 자극을 받아들일 때 ‘무시당했다’는 감정이 드는 지로 결정됩니다. 이때 상대방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보통 화가 많이 쌓여 있는 경우에 폭발하는 특징을 보이며 특히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격이나 장기간 노출된 경우에 더욱 두드러진 양상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나뿐만 아니라 상대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조절을 위한 심리의 통제력은 어떻게 하면 끌어올릴 수 있을까요?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 2가지를 알아봅시다.

첫째, 자존감 높이기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직접적으로 욕을 하거나 피해를 주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의 자극에 대해 어떠한 의미부여도 하지 않습니다. 의미를 부여한다는 뜻은 상대나 상황, 주변의 눈치를 보고 있으며 예민하게 반응을 하는 상태입니다. 특히 자존감이 낮을수록 부정적인 의미부여를 쉽게 하게 되며, 그런 것들이 쌓여가면서 결국 분노로 표출되는 것입니다. 자존감이란 심리적인 면역력과 같습니다.
둘째, 결과예측과 회피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화를 낸 후 후회와 자괴감에 더 괴로워합니다. 또한 주변 사람과 관계도 소원하게 돼 결과적으로는 상황만 더욱 악화됩니다. 그리고 그 사실은 화를 내는 본인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화가 치밀어 오를 때는 반드시 폭발 후 결과를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을 단 한 번이라도 눈앞에 떠올리면 올라오던 화보다 억제할 수 있는 통제력이 강력해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되는 상관없어 오늘은 너 죽고 나 죽자”는 마음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가장 좋은 대처법은 그 자리를 이탈하는 것입니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십시오. 다른 어떤 결과보다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평소 스스로 “화가 나면 나가야지”라고 되뇌는 셀프 세뇌를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이 헤어지자는 말을 꺼내자 자동차로 여자를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게임을 하지 말라는 엄마의 말에 화가 나서 집에 불을 질러 엄마와 영원한 이별을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들은 홧김에 한 일이라고 말하지만 또한 결과도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고통만 남겨졌습니다. 옛말에 ‘참을 인’ 자가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은 태고부터 화의 위험성을 알리는 명언입니다. 화를 참지 말라고 가르치기도 하지만 올바른 화를 내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경우 화는 재앙을 불러일으킵니다. “너 때문이야”라고 시작하는 화가 아닌 “나는 이렇게 했으면 좋겠어”라고 바꿔 화를 내 보는 방법을 연습해 보면 좋은 화내기의 대화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심호흡 한 번, 물 한 모금,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자기애 한 알로 절제와 인내의 힘을 기르면 머리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화는 어느덧 저 산 너머로 유유히 흐르는 구름처럼 지나가는 것이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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