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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에도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몰려오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다. 주택가격이 일부 하락하고 거래절벽이 온 것은 별개 문제다. 현장에 나가보면 곳곳에 시장침체여파가 빠르게 전이됨을 실감할 수 있다. 우선 서민주거 유형인 원룸·다가구의 시장 침체가 확산 일로다. 보증금 1000만원에 50만 원 정도의 대학가 월세수요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학기 중인데도 공실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다. 서울 정릉, 경기도 파주·수원시 등 전월세 목적으로 지어진 집들이 무더기로 빈집 상태다. 원룸의 경우 서너 달씩 빈방으로 남게 되자 월세인하 출혈경쟁까지 빚어질 정도다. 경제상황 악화와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 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서민층은 물론 대학생 알바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원룸 수요가 감소한 게 원인이다. 공동 거주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위 주거 수요 감소는 점차 오피스텔· 아파트로까지 확대되면서 한때 온 국민의 꿈이었던 임대사업을 위기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주택임대차 시장에만 찬바람이 부는 게 아니다. 상가도 마찬가지다. 자영업자가 맥을 추지 못하고 폐업이 잇따르면서 상가 임대차시장에도 공실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전국 중대형 상가(3층이상,연면적이 330㎡ 초과)공실률이 11.3%로 전분기(10.8%) 대비 0.5%포인트, 작년 1분기(10.4%)에 비해 무려 0.9% 포인트가 높아졌다. 서울권의 경우 2018년 말 현재 영업 중인 점포수는 47만957개로 2017년 말(47만8909개) 대비 7952개 감소한 상태다. 특히 프랜차이즈 점포와 달리 일반점포 수는 1만8663개 줄어든 것으로 집계돼 자본규모가 적고 영업환경이 열악한 소상공인 폐업이 주류를 이룬 것으로 파악된다. 가로수길·삼청동일·경리단길의 쇠퇴 역시 젠트리피케이션 여파 외에 상권침체가 가져온 결과로 분석된다. 일부 지방의 경우 20%에 달하는 등 공실여파가 심각한 수준이다. 소상공인 폐업 통계치는 소규모 상가 임대시장이 훨씬 더 심각한 상황임을 미뤄 짐작게 한다. 실제로 아파트 단지 내 상가나 복합 상가 등은 절반이상이 비어있는 경우가 허다하며 월세 150만 원짜리의 상가가 오랫동안 방치되자 50만원에 임대 놓는 경우까지 생겨날 정도로 침체의 늪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부동산 시장구조에서 맨 꼭대기에 자리 잡는 시장이 바로 오피스 빌딩시장이다. 지난해 4분기와 같은 12.4%의 공실률을 유지하고 있어 아직 임차수요 감소 영향이 본격적으로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권은 11%정도 수준이나 전남 26%대, 충북. 경북 24%대, 부산 15%선, 대전 광주 울산 등이 14%이상이다. 지방권의 침체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향후 경제 불황이 더욱 깊어진다면 이 역시 예외일수 없다. 금융권 구조조정이나 대형 매장 축소,지점 폐쇄에 따른 공실증가는 필연이다.
공실증가는 임차인에게는 다소 유리하고 전 국민의 부동산 임대사업 열풍을 잠재운다는 점에 서 매우 긍정적이나 금융부실 유발에는 아킬레스건이다. 더구나 우리의 부동산 보유패턴이 외국과 달리 기업이 아니라 개인 위주로 돼있어 문제가 더욱 복잡다단하게 꼬일 수 있다. 그래서 일본의 부동산 위기때 보다 더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