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양예원, 성범죄 피해 사실 고백 “피팅모델 알바로 속여…피해자들 안 생겼으면”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80517000920048

글자크기

닫기

이다혜 기자

승인 : 2018. 05. 17. 09:43

양예원

 유명 유튜버 양예원이 자신이 당한 성범죄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비글커플'로 유명한 양예원은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됐던 '유출 출사 사건'의 피해자임을 밝혔다. 양예원은 당시 문제의 촬영회는 피팅모델 알바로 속여 열린 성범죄 현장이었다고 밝혔다.


양예원은 "이렇게 말하기까지 수많은 고민을 했고 수없이 맘을 다잡았다. 너무 힘이 들고 죽고만 싶고, 눈물만 쏟아진다.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얘기한다. 넌 피해자라고, 숨고 아파하고 도망가지 않아도 된다고, 그래서 용기 내서 말을 해보려 한다. 대한민국에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있고 얼마나 나쁜 사람들이 아직도 나쁜 짓을 하고 있는지 말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양예원은 20대 초반이었던 3년 전, 배우를 꿈꾸고 있었고, 한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통해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합정역의 한 스튜디오에서 면접을 진행했고, 이어 콘셉트 촬영 5회를 계약했다. 당시 스튜디오 실장은 "평범한 콘셉트 촬영이다. 여러 콘셉트가 있지만 가끔은 섹시 콘셉트도 들어갈 거다. 예원 씨는 연기할 거면 천의 얼굴을 가져야 한다. 여러 콘셉트로 찍는 건 연예인들도 그렇게 한다. 연기를 한다 하니 비싼 프로필 사진도 무료로 다 찍어주겠다. 아는 PD와 감독도 많으니 잘하면 그분들께 소개해주겠다"고 양예원과 약속을 했다.

하지만 문제의 계약은 누드 촬영회로 양예원이 들어서자 스튜디오의 문에는 이중삼중 자물쇠가 채워졌다. 밀폐된 공간에는 여성 스태프가 한 명도 없이 20명의 남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담당 실장은 일반적인 속옷도 아닌 성기가 보이는 포르노용 속옷을 건네며 입고 올 것을 요구하며 "저 사람들 다 회비 내고 왔으니 너한테 손해배상 청구하고 고소할 것이다. 나도 너 배우 데뷔 못하게 만들거다"고 협박을 한 것.


양예원은 오늘만 참자는 마음으로 촬영했지만 문제의 남성들은 포즈를 잡아주겠다며 가슴과 성기를 만졌다고 폭로했다. 양예원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강간을 당해도 아무도 모르겠다. 죽을 수도 있겠다. 살아서 나가자 생각했다. 웃으라면 웃었고 손하트 하라면 하트를 했고 다리를 벌리고 혀를 내밀라 하면 그렇게 했고, 가슴을 움켜쥐라고 하면 움켜쥐었고 팬티를 당겨 성기가 보이게 하라면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촬영을 거부하려고 했지만, 담당 실장은 사인을 했다며, 다음 회차들 회원들도 예약이 됐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양예원을 재차 협박했다.


양예원은 "무엇보다 가장 무서운 건 난 이미 사진이 찍혔고 이게 혹시나 퍼질까 봐, 가족들이 볼까봐 나아는 사람들이 볼까 봐"라며 5번의 촬영과 성추행을 당하고 5번 내내 울었다고  했다. 이후 양예원은 신고도 하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하루도 마음이 편한적이 없어 늘 불안에 떨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8일 한 야동 사이트에서 양예원의 사진이 공개된 것. 퍼진 사진을 본 사람들의 성희롱 메시지가 이어졌고, 남자친구를 비롯한 지인들의 SNS에 해당 사진을 캡처 보내기도 했다.


양예원은 "정말 죽고 싶었고 너무 무서웠다. 남자친구 동민이가 보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엄마가 알게 된다면, 아빠가 알게 된다면 얼마나 가슴이 찢어질까, 아직 사춘기인 내 남동생이 보게 된다면 얼마나 큰 충격을 받고 날 다시는 보려 하지 않겠지 등등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동민이에게 헤어지자 하고 가족들에게 편지를 쓴 후 3차례 자살기도를 했지만 실패했다. 더 억울했다. 죽기도 이렇게 어렵구나"라며 눈물을 보였다.


양예원은 남자친구를 비롯해 주변 지인들이 "넌 피해자다. 이겨내야 한다" 등의 격려를 해줘 맞서 싸우기로 결심했다. 양예원은 "그 나쁜 사람들을 잡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사람들이 더 이상 그런 짓을 못하게 막고 싶다. 그 사이트에는 저 말고도 수많은 여자들의 사진이 있었다. 그 안에서 저와 친하게 지냈던, 함께 배우가 되기를 꿈꿨던 언니도 봤다. 그 언니에게 조심스레 연락을 했고 그 언니도 까마득히 몰랐다고 하더라. 언니가 당한 수법도 똑같았고, 그 마음도 똑같았다"며 "그 실체들을 낱낱이 밝혀내고 싶다. 그들은 정말 여자를 단순한 상품 취급한다.말을 듣지 않으면 협박은 기본이고 성희롱에 성추행까지 한다. 심하게는 성폭행을 당한 사람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예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휴대폰도 뺐고, 회원들끼리는 신상을 알지 못하게 닉네임으로만 부른다고. 양예원은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촬영 중 어떤 사람에게 전화가 와서 전화를 받더니 '아빠 일중이야 끝나고 전화할게'라며 끊더라. 소름이 끼쳤다"며 "대부분 피팅모델 알바를 하러 왔다가 당하거나, 길거리에서 촬영 문의를 받아서 오게 되거나, 또는 블로그 등에 일반적인 사진들을 올려놓고 촬영 모델 구한다고 해서 왔다가 당한다. 절대 자의적으로 그 사람들 앞에서 옷을 벗으며 야한 포즈를 취하고 웃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을 당해도 그냥 죽어도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양예원은 "이 글을 쓰면서도 과호흡 증세가 찾아오고 눈물이 흐르며 손이 떨리고 그때의 악몽이 떠올라 괴롭다. 저를 도와주시고 이러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의 피해자들이 안 생기게 이 글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퍼트려 달라.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다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