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경북 단수공천에 반발…대거 무소속 출마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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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략공천 문제로 연이은 갈등에 빠졌다. 다수의 선거구에서 논란이 커지면서 고공행진 중인 당 지지율에 취해 지도부가 자만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중구청장과 중랑구청장 공천을 둘러싸고 고성과 지해소동까지 빚었다. 김태균·김찬곤 중구청장 예비후보들은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을 중구청장 후보로 전략공천한 것에 반발해 지난 2일 당 회의장에 난입해 “밀실공천을 없애라. 내가 죽을 수도 있다”고 소리를 질렀다. 이보다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에는 성백진 중랑구청장 예비후보가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인 류경기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이 전략공천된 것을 문제 삼으며 자해 소동을 벌였다. 민주당은 종로구와 중랑구가 구청장 탈환을 한 적이 없어 경쟁력 있는 새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의 권한 남용논란도 불거졌다. 당 지지세가 강하고 후보군이 많은 호남지역까지 전략공천을 한 것이 화근이라는 비판이다. 전남 신안군수 후보로 추미애 대표 비서실 소속의 천경배 부실장을 전략공천했다. 천 부실장은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의 사촌동생이다. 경선을 요구했던 임흥민 신안군수 예비후보와 박우량 전 신안군수는 “적폐 공천”이라고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당 관계자는 3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전략공천에 반발한 이들이 ‘무소속’으로 나올 경우엔 표가 나뉘어 필승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남시장 후보로 단수공천된 은수미 후보의 경우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로부터 운전기사와 차량 유지비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야당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경기도당 위원장인 박광온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당원들께서 제기한 다양한 의견과 관련된 규정을 중앙당과 협의해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의원은 성남시장 후보 문제와 관련해 “현재 중앙당에서 사실관계를 철저하게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후보직을 박탈할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아직까지의 당의 판단인 것으로 전해져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같은 공천 논란으로 당원들은 추 대표 등 지도부에 공천 문제를 비판하는 문자들을 보내 항의하고 있다. 이에 복수의 당 관계자들은 “대통령 지지율 덕에 당 지지율도 높은 것인데 공천 내용들을 보면 지도부가 자만에 빠진 것 같다”며 “다 사정이 있겠지만 당원이나 지지자들은 그 처리과정을 중요시 여긴다. 이런 문제들이 쌓일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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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갈등은 여당과 사이즈만 다를 뿐 야당 역시 겪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오랜 텃밭인 경북지역 예비후보자들이 공천에 반발하고 있다. 당 차원의 단수공천이 남발되자 선거를 준비했던 예비후보자들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역구 의원 줄 세우기를 위한 단수공천이라고 비난하며 오는 8일께 무소속 연대발대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후보로 무소속 출마를 할 경우 한국당 후보와 표가 나뉘어질 가능성이 높아 경북지역 선거 판도도 요동칠 전망이다.
특히 4선 중진의 강길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 울주군 군수 공천에 반발해 홍준표 대표의 언행 등으로 인한 선거 필패를 전망하며 이날 대표직 사퇴를 압박했다. 강 의원은 ‘중대결심’을 예고해 탈당을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