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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시는 지난 2011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와 2013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인 오페라 ‘운명의 힘’을 지휘해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다.
베르디의 열정적인 음악을 정확한 박자 안에서 표현해내는 그의 지휘 실력을 인상 깊게 본 이강호 라벨라오페라단 단장의 초청으로 코르시는 이번 공연 지휘를 맡게 됐다.
“베르디의 ‘가면무도회’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라고 말하는 코르시를 아시아투데이가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지휘 경력 40년의 마에스트로 코르시와의 일문일답.
◇지휘자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1991년 한 야외극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잊히지 않는다. 롯시니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지휘자가 사정상 마지막 공연을 할 수 없게 됐다. 극장 측에서는 내게 대신 지휘해 줄 것을 부탁했고, 그 당시 기라성 같은 성악가들과 함께 1만5000명의 관중 앞에서 단 한 번의 리허설도 없이 공연을 해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성황리에 끝났던 기억이 아직도 특별하다.
◇오페라 지휘의 매력은.
오페라는 음악, 노래, 연극, 춤, 연출, 무대장치 등이 하나가 될 때 완성되는, 즉 가장 완성도가 높은 종합예술의 형태다. 그 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음악을 이끌어 나가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기쁨은 오페라에서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오페라 ‘가면무도회’는 어떤 작품인가.
개인적으로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다. ‘가면무도회’의 매력은 작곡가 베르디 특유의 우아함과 절제미, 드라마틱한 멜로디와 정확한 조음(articulation)이 같은 순간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이 작품은 열정, 환희, 눈물, 고통, 신비로움, 은혜로움 등 인간이 느끼는 많은 감정들을 담아내고 있다.
◇‘가면무도회’의 대표적인 음악을 소개해 달라.
이 작품에는 유명한 곡들이 매우 많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부분은 곡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과 우아함이 돋보이는 리카르도의 ‘파도가 나를 기다리는지’(Di tu se fedele)와 오중창, 그리고 마지막 막에 연주되는 마주르카 등이다.
◇한국 관객에게 전하는 말.
베르디 오페라 ‘가면무도회’에는 앞서 말한 여러 감정들이 아름답게 표현되고 있다.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베르디의 슬픔을 이탈리아 작곡가 특유의 비극적 에너지로 표현한 부분은 한국인의 정서에도 잘 전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 매력을 문장으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지만, 공연을 관람해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