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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고위직 미국 관리들이 세계를 향해 트럼프 트윗은 무시하라고 말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고위 안보 당국자들과 상·하원 의원들이 연례 국제안보회의인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이같은 메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번 뮌헨 안보회의는 16일부터 18일까지 열렸다.
WP에 따르면 뮌헨 안보회의에서 미 행정부와 의회는 공개적 또는 비공개적으로, 유럽 동맹국들에 대해 확고하게 헌신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선거개입에 분노하고 핵 프로그램 중단을 위한 선제공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흐름과는 때때로 충돌하는 기조로 전 세계에 대한 헌신이라는 관점에서 미국이 달라진 게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폭풍 트윗’으로 불안해하는 동맹들을 안심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유럽 관료들은 미국의 대통령을 믿어야 할지, 참모들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은 회의 발언을 통해 무엇을 보고 미국을 판단해야 하냐며 “행동이냐, 말이냐, 트윗이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관은 WP에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처럼 미국의 전통적인 외교 정책 노선을 고수하면, 히틀러 정권에 부역했던 독일 엘리트층처럼 같은 덫에 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또 그는 “트럼프 행정부 매파의 대북 접근법에 의해 핵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WP는 맥매스터 보좌관은 물론 대니얼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이 유럽을 안심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의 상·하원 의원들도 유럽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진 섀힌(민주·뉴햄프셔) 상원의원도 “일부 발표에서 나타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과거 정책을 유지하자는 데 대한 지지가 있다”고 말했으며,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터너(오하이오) 하원의원도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도, (유럽과의) 관계도 그대로”라고 말했다.
한편 맥매스터 보좌관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스캔들을 두고 “증거들은 이제 반박의 여지가 없다”고 말하며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은 날조된 거짓말’이라 했던 트럼트 대통령과 상반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