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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을 ‘기술특례’ 상장… 주가 ‘반토막’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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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원 기자

승인 : 2017. 09. 11. 06:00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익성이 낮더라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둔 상장 방식이 곧 투자자의 수익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란 분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유바이오로직스·피씨엘·아스타·모비스 등 4곳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증시 입성에 성공했지만, 4곳 모두 현재 주가는 상장 직후나 고점에 비해 ‘반토막’ 수준인 곳이 대부분으로, 초기 고점 수준을 유지하는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면역진단용 체외진단기기 제조사인 피씨엘은 지난 2월 23일 기술특례 상장 이후 3거래일째인 2월 27일 1만750원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8일 기준 주가는 5800원으로 주저앉은 상태다. 그나마 8월 23일 4860원으로 최저가를 찍은 이후 반등한 주가다. 최고점 대비 현재 주가 하락률은 46%에 달한다.

차세대 진단 시스템 제조사인 아스타도 3월 20일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이름을 올렸다. 상장 이틀 만인 3월 21일 1만3800원의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5월 30일 7040원으로 최저가로 곤두박질 쳤다가 8일 현재 7860원을 기록중이다. 상장 직후 기록한 최고가 대비 현재가는 43% 넘게 쪼그라든 상태다.
유바이오로직스(1월 24일 상장)와 모비스(3월 21일 상장)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8일 현재 유바이오로직스 주가는 5100원으로, 상장 당일 쓴 최고가 6150원을 밑돌고 있다. 모비스도 3월 30일 기록한 최고가 3675원 대비 현재가는 41.3% 빠진 2155원이다. 올 들어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입성한 기업 4곳 중 3곳의 주가가 모두 최고가 대비 40% 이상 하락해 ‘반토막’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배경으론 제도 자체의 한계가 꼽힌다. 당장의 수익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가점 요소인 터라 중소기업, 그중에서도 특히 바이오기업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을 봐도 모비스(핵융합 제어시스템 설계)를 제외하고는 모두 바이오업종이다. 이밖에도 현재 상장심사를 통과해 상장 절차만 남긴 샘코·휴마시스·라파스 중 샘코(항공기 도어 전문업체)를 제외하곤 바이오업종에 속한 기업들이다.

최근 2년간 기술특례상장 사례를 봐도 16개 기업 중 12개사가 바이오(제약) 업체로 전체의 75%를 차지한다. 바이오·제약 등은 ‘잘되면 대박, 못 되면 쪽박’식의 투자 위험성이 비교적 큰 업종에 속한다. 상장 당시에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 같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난 후 기대했던 성과가 지지부진할 경우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경우가 심심찮다.

거래소는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 국한되었던 적자기업 상장 특례를 확대해 ‘테슬라상장’ 제도도 새로 시행했다. 상장 활성화를 통한 자본시장 확대와 기업 자금조달이 목적이다. 말 그대로 ‘특례’인 기술특례상장을 정식 제도화시키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테슬라상장의 경우 상장 후 6개월간 주가가 공모가 대비 90%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일반투자자는 주가의 90% 가격에 주관사에 되팔 수 있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이 있다. 주관사 입장에선 적자상장을 노리는 바이오기업의 풋백옵션을 감당할 메리트가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용어 설명
기술력이 우수한 적자 기업을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기술보증기금·나이스평가정보·한국기업데이터)의 기술력 검증을 거쳐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는 특례 제도로 2005년 도입됐다. 평가기관 3곳 중 2곳에서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고, 이 중 1곳에서는 A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장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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