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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경제학자가 말하는 인간의 자유 ‘자유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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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17. 09. 0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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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경제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자유의 비극’이 출간됐다.

경제학자이자 ‘가난한 집 맏아들’의 저자 유진수(숙명여대 경상대학 학장)이 펴낸 이 책은 자유의 다양한 개념과 시사점을 날카롭고도 따뜻하게 파헤친다.

이 책은 우리에게 진정으로 선택할 자유가 있으며 우리는 그만큼 자유로운가, 자유에는 대가가 따르는가, 그렇다면 자유에 따르는 대가는 무엇인가, 어떤 경우에 자유가 비극이 될 수 있는가, 자유에 관한 새로운 이슈는 무엇인가 등을 다룬다.

저자는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자유에 관한 이슈들을 살펴보고, 우리가 소중하다고 생각해온 자유가 초래하는 비극적 측면에 특히 주목한다.
저자는 자유가 초래하는 비극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 무인도를 예로 든다. 복잡한 현실을 무인도라는 상황으로 극히 단순화해 가정함으로써 자유가 초래하는 비극을 한 눈에 파악하도록 했다.

그는 자유가 비극이 될 수 있는 이유 12가지를 제시한다. 공평한 경쟁여건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불평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원이 고갈하기 때문에, 불공정한 거래가 발생하기 때문에, 정보의 차이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유로운 거래로 높은 이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등이다.

또한 지나치게 저축해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인이 침입할 수 있기 때문에, 토지의 소유권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용의 자유로 열악한 임금노동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식회사의 등장과 위험한 투자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자유가 비극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열두 가지 이유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무인도에 사는 로빈슨 크루소와 프라이데이가 이를 잘 보여준다. 처음에는 단순히 채집할 자유를 얻은 것이었지만 새로운 자유가 하나씩 늘어날수록 이들은 또 다른 어려움과 계속해서 부딪치게 된다. 좋은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자유를 하나씩 획득해가지만 이와 동시에 새로운 곤경에 처하는 로빈슨 크루소와 프라이데이를 통해 자유의 이면을 재조명한다.

저자는 “인류는 자유를 찾아 대이동을 하기도 했으며 프랑스혁명 등 각종 투쟁으로 자유를 획득했지만 이렇게 얻은 자유는 사회적 병폐를 낳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테면 한쪽에서는 먹을 것이 넘쳐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사람들이 굶주린다는 것. 또한 건물을 몇 채씩 소유한 자산가가 있는 반면, 임대료에 허덕이는 세입자도 존재한다.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투자자는 주식시장에서 큰돈을 벌지만 정보가 없는 개인 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확률이 더 높다. 저자는 흥미로운 사례를 단순화해 이를 복잡한 현대사회에 비춰보게 해준다.

그렇다면 인간의 자유는 어디까지여야 할까.

저자는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인간의 자유가 야기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 결과를 예측하기조차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며 “이러한 상황이라면 인류는 조금 더 겸손해져야 한다. 머지않아 자유를 절제하는 것이 오히려 발전이라고 여기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한길사. 244쪽. 1만5000원.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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