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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의 채팅 어플리케이션 ‘위챗’(WeChat)에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몰려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텐센트가 중국 최고 인기 채팅앱이면서 자사 서비스인 위챗의 소셜미디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명품 온라인 리테일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전했다.
텐센트의 이러한 움직임은 라이벌인 알리바바에 대적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다. 알리바바는 중국 내 전자상거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연간 판매액은 6조 위안(약 988조 원)의 거대 기업이다.
지난해 중국 소비자들의 글로벌 명품 구매율은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좀처럼 성장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명품 브랜드들에게 위챗 플랫폼을 통한 판매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미국에서도 일부 명품 브랜드들이 채팅앱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판매를 시도한 바 있으나, 중국에서 위챗을 중심으로 막대한 온라인 생태계를 이미 이룩한 텐센트의 플랫폼에 비할 바가 못된다. 위챗 사용자 중 9억명 이상이 이 플랫폼을 통해 영화 티켓을 예매하고, 차량공유서비스를 예약한다. 또 세탁물 수거를 주문하고 있으며, ‘위챗페이’를 활용해 계산까지 끝내고 있다. 이에 더해 텐센트는 올해 멀티미디어 광고 서비스를 런칭하며 업체들이 위챗 상에 더욱 쉽게 온라인 매장을 세우고 광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장점이 명품 브랜드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하는 것이다.
위챗에 입점한 롱샴의 최고경영자(CEO) 장 카세그랑은 고객들의 좋은 반응으로 위챗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라인업을 늘리는 것을 고려 중이라며, “여러가지로 위챗이 브랜드 매출에 막대하게 공헌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위챗이 럭셔리 제품과 일상용품이 함께 판매되는 오픈마켓 플랫폼이 아니라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소비자들이 위챗을 통해 롱샴 제품을 구매하려면 롱샴의 위챗 계정을 팔로우하거나 롱샴 브랜드의 웹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은 QR코드를 스캔하는 등의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같은 위챗을 통한 온라인 판매 증가는 모바일 페이 시스템인 ‘위챗페이’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텐센트가 제공하는 플랫폼에서는 위챗페이만이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2014년 알리바바의 모바일 페이 시스템인 ‘알리페이’가 중국 모바일 페이 시장의 80%을 점유하며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이후 알리페이가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늘리면서 2017년 1분기에는 알리페이의 시장점유율은 54%로 줄고 위챗페이가 40%를 차지하는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회의적 시선 역시 존재한다. 마케팅기업 디지털럭셔리그룹의 파블로 마우론 상무이사는 “사람들은 제품을 만져보고 싶어한다. 2만 달러(약 2200만 원)짜리 시계를 사면서 브랜드와 어떠한 연관도 없이 위챗을 통해 구매하는 사람이 있을지 여전히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