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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권 개망신 준 격투기 선수 中 무술계 공공의 적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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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기자

승인 : 2017. 05. 02. 11:17

분노한 무술인들 도전 쇄도, 본인은 언제든 오케이
최근 중국 전통 무술인 태극권 고수를 잔인하게 때려눕힌 종합격투기(MMA) 선수 쉬샤오동(徐曉東·37)이 중 무술계의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다는 대륙 전역의 각종 무술 고수들이 그가 중국 무예의 순수성과 전통을 잔인하게 짓밟았다는 분노를 터뜨리면서 응징을 위한 도전에 나서고 있는 것. 경우에 따라서는 그와 중국 무술계의 잇따른 한판 승부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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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술계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 쉬샤오둥. 수많은 무술인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제공=쉬샤오둥 웨이보(微博).
그를 둘러싼 분위기가 이렇게 험악하게 된 것에는 다 나름 분명한 이유가 있다. 원래 허접한 무술보다는 실전 격투기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했던 그는 오래 전부터 자신 주위의 무술인들을 폄하하고는 했다. 무술인과 격투기 선수가 맞장을 뜨면 게임이 되지 않는다는 신념을 늘 피력하기도 했다. 급기야 그의 태도에 분노한 태극권의 한 유파인 뇌공태극(雷公太極) 창시자 웨이레이(魏雷·41)가 용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렇게 자신이 있다면 한 번 붙어보자고 한 것. 이렇게 해서 지난달 27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의 모 경기장에서 둘의 대결이 벌어졌다. 결과는 완전히 일반의 예상을 뒤엎었다. 비슷하게 쉬의 상대 정도는 될 것이라고 생각한 웨이가 일방적으로 얻어터지면서 13초 만에 시쳇말로 박살이 난 것이다.

쓰촨성 일대의 유력지 충칭스바오(重慶時報)의 2일 보도에 의하면 이 게임 이후 쉬는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태극권을 비롯한 무술은 체조에 불과하다. 실전에는 아무 도움이 안 된다”면서 무술인들을 자극하기까지 했다. 반면 웨이는 “내가 태극권을 대표하지는 않는다”면서 꼬리를 내렸다. 무술인들로서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너도 나도 쉬에게 도전장을 내밀고도 있다. 평소 무술을 우습게 알았던 쉬가 이들 도전을 거부할 까닭이 없다. 격투기와 무술인들의 맞장이 계속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자국의 전통 무술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던 상당수 중국인들의 부치기기도 이런 분위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

사실 승부에만 목적을 두는 싸움에 가까운 격투기와 스포츠의 성격이 강한 무술은 같은 반열에서 놓고 보기가 어렵다. 영화에서는 리샤오룽(李小龍) 같은 무술 영웅이 등장하기는 하나 실전에서 싸움꾼들을 이기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싸움에 능한 조폭들이 운동선수들을 가지고 노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해야 한다. 쉬가 오만방자하게 나오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쉬와 중국 무술계 고수들 간의 맞장이 계속 이뤄질 경우 피해를 보는 쪽이 어디가 될지에 대한 답을 굳이 내릴 필요는 없을 듯하다.
홍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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