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의총 결정이 구속력 가진 것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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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은 전날 5시간에 걸친 마라톤 의총에서 3자단일화 협상을 공식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결론을 냈다. 유 후보가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론이 나오자 ‘유승민 흔들기’라는 측과 ‘생존 전략 모색’이라는 측의 의견 대립도 심화됐다. 특히 유 후보가 텔레비전(TV) 토론 때마다 호평을 받고 있음에도 지지율 상승 흐름을 타지 못하자 당 전체가 위기감에 휩싸였다.
결국 당내 경선이라는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대선 후보가 반대하는 단일화를 선대위가 추진하는 엇박자 상황이 펼쳐지게 됐다. 홍 후보를 “무자격자”, 안 후보를 “안보 불안 후보”라고 비판해온 유 후보도 입장이 곤란해졌다. 당의 대선 후보는 상대 후보를 단일화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데 당 선대위는 이들과 단일화 협상을 벌이는 부자연스러운 상황이다.
이 같은 지적에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저는 간극이 있다고 보지 않고 모순되지 않게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며 “(유 후보가) 의총에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상당수 의원들이 단일화 필요성을 제기하니까 단일화 절차를 밟아가는 것을 지켜보겠다는 표현이 있었던 것이라 상반되거나 모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 후보가 끝내 단일화를 거부할 경우에 대해선 “의총이 구속력을 가진 것은 아니고 국회의원이라는 중요한 당원들의 의견이니까 그것을 참작하고 판단해서 하자는 것이지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바른정당의 이 같은 혼란을 두고 대선보다는 대선 이후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둔 헤게모니 싸움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대선 이후 보수 진영 통합과 개혁 선봉에 누가 설 것이냐를 두고 미리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무성계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역구의 단체장과 기초·광역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전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유승민계에 대한 경고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