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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선고 이후 갈라진 민심을 아우르는 정치권의 모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광장의 촛불이 민심이 대변했지만 이제는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제도권 정치에서 이를 해결하고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그간 정치인들이 통합에 앞장서지는 못할망정 양쪽에서 부추긴 책임이 있다”며 “정치인들은 갈등을 부추기는 게 아니라 통합을 하는 역할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이제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라는 테두리 안에서 갈등을 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과격하거나 무리한 투쟁보다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새기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남수 한백리서치 대표는 “헌재가 8대0으로 결정한 것은 이후 국론 분열이 심화될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던 듯하고 이제 헌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다했다”면서 “지금부터는 여야 정치권과 국회를 중심으로 정당들이 국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정치적·제도적·법적으로 냉정하게 되돌아보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들은 반대편에 섰던 사람들의 상실감을 역지사지의 자세로 이해하고 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반대했던 사람들은 헌재의 결정을 깨끗이 승복하는 자세를 보여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탄핵을 찬성했던 측은 마냥 환영할 것만이 아니라 이번 사태를 복기하고 이런 문제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회를 중심으로 되짚어보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야권의 비롯한 세력들이 탄핵을 반대했던 측의 상실감을 치유할 수 있어야 한다”며 “향후 국론통합을 위해 상대방을 자극하지 말고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해결하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렸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는 통합으로 가야 한다. 우리 역사에 분열의 경험이 너무 많다”며 “지금처럼 시기가 엄중한 때 분열되면 미래는 없다. 모든 국민이 헌재의 선고를 받아들이고 정치인들도 통합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